대한배구협회는 지난 11일 서병문 제 38대 회장이 제기한 대표자 해임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및 선거절차 진행 중지 등 가처분 신청 2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지난 6일 모두 기각했다고 밝혔다.
서병문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선출됐지만 인적쇄신 등 공약 불이행의 문제로 당선 5개월, 취임 2개월 만에 산하 협회와 연맹 회장단이 전원 불신임에 찬성하며 불명예 퇴진했다. 서병문 회장 측은 이 과정에 김광수 전 중고배구연맹 회장의 자격 등을 문제 삼아 법정 소송에 나섰지만 법원은 두건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서병문 전 회장이 항고에 나서면서 법정다툼이 계속될 전망이다. 서 전 회장이 불복입장을 밝히면서 배구협회의 조속한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뒷짐만 지고 있을 수 는 없는 일이다.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더는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사안부터 정상화를 위한 과정을 밟겠는 다는 것이 배구협회의 입장이다.
집행부의 부재로 사실상 9개월여의 행정 공백으로 한국 배구가 제자리걸음에 그쳤던 탓에 배구협회는 12일 비상대책위원회가 회의를 열고 남녀 배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고 제39대 회장 선거 일정을 논의했다. 또 전임 서병문 회장이 선임했던 경기위원장과 심판위원장 등 중요 직책을 임시직으로 새로 뽑았다. 이들 보직은 새 회장이 선출되면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되며 새로운 인사가 맡게 된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홍병익 제주특별자치도배구협회장은 12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당장 급한 일은 우리가 처리했지만 여전히 쌓여있는 많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회장을 빨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구협회는 지난 2009년 무리한 매입으로 최근 금전적인 어려움을 유발한 서울 도곡동 배구회관도 매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매입 당시 과도한 차입금으로 배구협회는 막대한 재정 손실을 입었다.
이 때문에 배구협회는 최근 대표팀 부실 지원 논란의 시발점이 됐던 문제의 배구회관을 매각해 재정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배구협회는 지난 3월 30일 도곡동 배구회관을 떠나 잠실주경기장에 새로운 협회 사무실을 마련했다.
홍병익 비대위원장은 “도곡동 배구회관은 최대한 매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부채가 너무 많은 상황인 데다 건물을 사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부채를 갚기 위해서는 우리가 매입할 당시의 금액을 최대한 보전하는 방향으로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