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후보는 이날 대구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 북한을 선제타격하면 전쟁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더더욱 투철한 철학과 정책을 갖고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미 동맹을 공고히 다지면서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안보 전문가'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안 후보와 문 후보에 대한 비판 발언은 미국의 대북 강경대응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번지는 상황에서 두 후보가 정략적으로 '안보 우클릭'을 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 후보는 우선 안 후보가 국민의당의 '사드(THAAD) 반대 당론'을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보수 표를 얻기 위해 입장을 바꾼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분명히 심판을 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가 당론 변경을 시사하면서 안보를 강조해 온 유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사실상 이를 일축한 것이다.
유 후보는 "사드 한 가지 때문에 국민의당의 안보관을 문제 삼는 게 아니다"라며 "박지원 대표는 대북 송금 사건으로 감옥에 갔다온 사람이고, 이와 관련해 이제까지 한 번도 국민들에게 사과도 안 했고 입장도 바뀐 게 없다"고 했다.
그는 문 후보가 같은 날 원내 5당 대표와 대선후보를 주축으로 하는 긴급안보비상회의 개최를 제안한 데 대해서도 "안보에 대해 위험한 얘기만 골라서 하다가 이제와서 무슨 자격으로 각 당의 대표와 대선 후보들을 자기 말 한마디에 모아서 회의를 하자는 거냐"며 "전혀 응할 생각이 없다"고 맞받았다.
한편 유 후보는 대구 방문에 앞서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 대표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사드 보복'을 그만둘 것을 촉구했다.
그는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 "사드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최소한의 방어무기"라며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은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방주권 침해"라고 밝혔다고 국회 국방위원장인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이 전했다.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우리 측의 의견을 "본국에 가서 지도부에 전하겠다"면서도 "한미 동맹이 중국에 위협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김 위원장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