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이날 오전 윤관석 공보단장을 통해 국회의장이 주재 하에 5당 대표 및 대선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5+5' 긴급안보비상회의를 열 것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문 후보와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가장 먼저 거부 의사를 밝히며 반기를 들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안철수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 후보-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정책협약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권은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문 후보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이어 "저는 일관되게 북한 도발에 대해 강력히 경고해왔고,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왔다. 신중하게 대처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전쟁은 있을 수 없다. 빨리 다음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해 '전쟁은 절대 안 된다. 당사자인 우리나라와 함께 모든 문제를 협의해야 한다'고 말하겠다"고 전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문 후보의 제안에 대해 "무슨 자격으로 각당 후보, 대표를 모아서 회의를 하느냐"고 반문하며 거절의사를 분명히 했다.
유 후보는 "그동안 안보에 대해서 위험한 이야기만 골라서 하다가 이제 와서 무슨 자격으로 자기 말 한 마디에 회의를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며 "그런 이야기에 전혀 응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은 문 후보의 제안을 '정치·안보 쇼'로 규정하며, 정국이 '탄핵 대선'에서 '안보 대선'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자신이 유리해졌다고 분석했다.
홍 후보는 "'5+5'회의를 하자기에 내가 '민주·국민의당이 의총을 열어서 사드 배치를 찬성하고 전술핵무기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하면, 회의를 하겠다'고 했다"며 "이제 탄핵대선에서 안보대선으로 바뀌었다. 이 프레임에서 국민들은 우리를 지지하게 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제안을 환영한 사람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뿐이었다.
심 후보 캠프 한창민 대변인은 "전날 심 후보가 5당의 대선 후보가 함께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대원칙에 합의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문 후보의 오늘 제안은 이에 대한 책임있는 응답이라고 생각한다"며 "타당 대선 주자들이 역시 이 제안에 정확히 답하고 한국 안보 위기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정해진 지역일정을 모두 마친 뒤 서울로 돌아와 비공개 일정을 취소하고 안보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