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라떼 이유있네…하·폐수처리시설 공사 '복마전'

부패척결추진단 27개 지자체 41개 하수, 폐수처리시설 적발

안양 박달 하수처리장 (자료=국무조정실 제공)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녹조를 막는다며 설치한 폐수처리시설이 갖가지 비리로 얼룩지고 운영도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3218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전국 최대 규모의 안양 박달하수처리장은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6개 공사를 법을 어겨가며 도급액의 82%에 미달하게 저가하도급계약을 했다.

전문공사 하도급업체는 재하도급을 줄 수 없지만 모 업체는 자재생산업체이고 자격도 없는 업체에 불법으로 재하도급했다.

지자체 공무원 등과 짜고 악취배출구 4개를 1개로 통합하는 등 5건의 설계변경을 승인하면서 추가 공사비 38억여 원을 시공사에 과다지급했다.


하지만 안양시로부터 사업 위탁을 받은 한국환경공단은 포스코건설에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

천안 폐수종말처리장 개량사업의 경우 특허공법업체와 공기주입시설 납품업체의 부당한 요구를 감리회사가 그대로 승인해줬다.

설치한 시설의 수질 정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시설 설치 뒤 1년이 넘도록 준공도 하지 못하고 천안천에 질소 처리가 되지 않은 폐수가 그대로 방류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는 2012년 9개 하수처리장에 신규 총인처리시설을 MSF(미라클샌드필터) 공법으로 설치했으나 2년만에 여과재가 모두 유실됐다.

7개 처리장은 하자를 보수하지도 못하고 가동도 못한 채 기존 시설에 약품만 추가 투입해 운영해 운영비가 낭비되고 4개 처리장은 방류수질이 법정기준에 미달되고 있다.

미생물에 의해 하수·폐수의 유기물과 질소, 인이 분해, 처리되는 시설인 생물반응 수조 내외벽은 방수 처리가 제대로 안돼 53개소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미생물처리시설 내벽 누수 (사진=국무조정실 제공)
폐수종말처리시설은 특허공법업체가 제안 단계에서 제시한 공사비를 이후 실시설계 단계에서 증액할 수 없고 늘어나는 공사비는 특허공법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모 시와 설계업체는 특허공법업체가 실시설계 과정에서 33억 원이 증액된 공사비를 요청하자 이를 그대로 인정해 지급했다.

부패척결추진단은 전국에 비슷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인 결과 23개 지자체의 10개 폐수종말처리시설, 20개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331억 7,700만 원의 공사비를 부당하게 증액해 시공하고 있는 것을 적발했다.

모 시는 모 하수처리장에 불필요한 총인처리시설을 설치해 가동도 제대로 못하고 208억 원의 예산만 낭비했다.

국무총리 부패척결 추진단은 지난 2∼3월 54개 지방자치단체의 80개 하수·폐수처리시설을 점검한 결과, 27개 지자체 41개 사업장에서 문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10건의 비리·비위 행위를 적발해 7명에 대해 수사 의뢰를, 14명에 대해 징계를, 4개 업체에 대해 행정제재를 요구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