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민주주의의 진전과 함께 현실은 좀 더 교묘해지고 복잡해졌다”면서 “현실 법과 제도의 알리바이가 모든 이들에 부여됐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결국 제도의 지배를 개선하고 변화시켜 내는 일은 민주주의 정치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하지만 정당정치와 선거제도는 우리가 소망했던 정의를 실현시켜 주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책임 전가를 시켰고, 현실 변화를 바라는 모든 이들을 무력감에 빠뜨렸다”고 회고했다.
이와 함께 “로빈훗과 임꺽정 모델로도, 영웅의 위대한 지도력으로도 현실의 문제들은 풀리지 않는다”면서 “제도의 지배는 제도의 변화를 통해서만 풀 수 있고, 그 제도는 결국 정당, 의회, 선거, 정부, 시민사회의 변화를 통해서만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다 높은 수준의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 내는 일, 이 변화의 동력을 항구적으로 보장해주는 정당의 제 역할과 시민사회의 성숙만이 현실을 바꿔낼 수 있다”고 재차 확인했다.
안 지사는 마지막으로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역량이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라며 “민주주의는 대화와 타협의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이행해야 한다. 역시 기승전 민주주의”라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