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입' 풀렸지만 대선행보는 산 넘어 산

꼼수 사퇴 논란에 퇴임식에서 소금세례…보수 단일화도 험난 가시밭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 (사진=박종민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10일 경남도지사 옷을 벗고 대선주자서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하지만 홍 후보 앞에는 5.9 장미대선의 '꽃길'보다는 '가시밭길'이 예고돼 있다. 바른정당과 친박 진영의 새로운 새누리당 등 세 분파로 갈라지기 시작한 보수 진영의 통합과 경남도지사 꼼수 사퇴 비난 여론 등 홍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 꼼수 사퇴에 소금 뿌려진 洪 퇴임식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열린 경남도지사 퇴임식에서 홍 후보는 "앞으로 30일 동안 백두산 호랑이처럼 세상을 향해 포효하고 대붕처럼 날아오르겠다"고 대선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강력하고 새로운 우파정부를 만들어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세상에 증명하도록 하겠다"며 눈물로 경남도청 직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고맙고 행복했다"는 그의 마지막 길은 그러나 시민단체가 뿌린 소금으로 마무리됐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홍 지사의 차량에 소금을 뿌리며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외쳤다.

보궐선거 꼼수 사퇴 지적은 야당은 물론 보수진영에서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률가인 자신의 지식을 악용한 악질적이고 전형적인 화이트칼라 범죄"라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법으로 장난치는 게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캠프 내부에서도 꼼수 지적에 대한 고민이 깊다. 선대위 관계자는 "후보로 선출된 뒤에도 지사직을 유지한 터라 유세를 제대로 하지 못해 컨벤션 효과를 내지 못했다"며 "꼼수 논란에 휘말려 비난 여론이 더 커졌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 쪼개진 보수 통합·안풍도 저지해야

분열되는 보수 진영을 통합해야 하는 것도 홍 후보에게 떨어진 숙제다.

홍 후보는 이번 대선을 지난 87년 대선과 비교하며 "좌파 2명에 얼치기 좌파1명, 우파 후보 1명이 나온다면 승산이 있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해 왔다. 이른바 '어부지리 시나리오'인 셈.

하지만 4강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파 후보 1명으로 정리되는 보수 단일화가 전제돼야 한다. 현재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친박단체의 새누리당 등 세 갈래로 흩어진 보수를 한데로 끌어모으는 일이 쉽지많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선대위 내에서는 최근 탈당해 새누리당에 입당한 조원진 의원을 비롯해 바른정당까지 우파진영을 결집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철우 선거대책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창당한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 모두 함께 가야 할 세력"이라며 "힘을 함쳐 자유대한민국 체제를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향하는 중도보수표 쏠림 현상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중앙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문종 의원은 이날 선거대책회의에서 "우리의 지지세력이던 보수 쪽에서 홍준표가 아니라 안철수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문재인과 안철수나 다 같은 사람임을 확실하게 국민께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캠프 내부에서도 안 후보로의 표쏠림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보수진영에서 극보수쪽만 우리 자유한국당이 선점한 것 같다"며 "중도보수를 안철수 후보가 가져가고 있는데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홍 후보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 "호남1중대장을 치면 떠돌던 표가 우리쪽으로 올 줄 알았는데 엉뚱하게 호남2중대장에게 갔다"며 "반기문,황교안 안희정을 떠돌던 반문재인 표심이 일시적으로 호남2 중대장에게 가 있지만 곧 우리쪽으로 돌아 오리라 굳게 믿는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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