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10일 오후 2시 서울시청으로 박원순 시장을 방문했다.
박 시장은 1층 청사 후문까지 나와 문 후보를 맞이 했고 곧바로 시장실이 있는 청사 6층으로 이동해 환하게 웃으며 포옹하는등 포즈를 취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서울시의 검증된 정책과 인재들을 제가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 다음 정부는 박원순 시장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박 시장의 아름다운 양보 덕분에 민주당 경선이 잘 끝났고,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도 다시 하나가 됐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후보는 "지난 5년간 박 시장의 서울시정 성과를 국민이 모두 잘 알고 있다. 특히 혁신과 소통이 무엇인지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촛불집회가 세계 유례없이 가장 평화롭고 안전하게 끝날 수 있었던 데는 박 시장과 서울시의 공이 대단히 크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장 덕분에 촛불집회가 됐고, 그것이 우리 사회를 바꾸는 놀라운 일이 되면서 전 세계 찬사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박 시장에게 감사하고, 제가 정권 교체해내면 서울시와 함께 촛불 시민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 수상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시장은 "문 후보의 서울시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서울시는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혁신도시이다. 로열티를 받지 않겠으니 서울시가 성취하고 실험한 좋은 정책들을 다 가져가시라"고 화답했다.
박 시장은 "문 후보와 저는 사법연수원 동기로, 과거에 37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동지였고 현재도 동지이고 앞으로도 동지"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을 문 후보와 함께 걷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후 시장 집무실로 이동해 회동을 이어갔다.
박 시장은 "문 후보의 서울시 방문을 환영하는 좋은 글귀를 준비했다"며 '동행,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함께 걷겠습니다, 박원순'이라는 글귀를 써서 문 후보에게 건넸다.
박 시장은 광화문광장 등 서울의 4대문 내부 전체를 보행중심도시로 만드는 '걷는 도시' 서울을 추진하고있다.
박 시장은 이와관련 "서울시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 부분을 제안해서 중앙정부와 함께 추진하고자 한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문 후보는 이에 "서울시가 주도하고, 중앙정부가 뒷받침하는 형태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다만 광화문광장이 민주주의의 상징처럼 되어서 그 부분은 살려나가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문 후보는 이어 "광화문광장이 제대로 조성된다면, 대통령이 이 광장에서 시민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를 역사문화거리로 복원하는 문제와 광장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만드는 문제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앞서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옮겨 '국민과 함께하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문 후보의 방문에는 박 시장의 사람이라고 불리는 하승창 민주당 더혁신위원장, 김수현 전 서울연구원장, 기동민 국회의원,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