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간판 가드 러셀 웨스트브룩이 불가능이라고 여겨졌던 영역에 들어섰다. 트리플더블과 관련된 NBA의 온갖 기록을 갈아치웠다.
웨스트브룩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펩시센터에서 열린 2016-2017 NBA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50점 16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로써 웨스트브룩은 2016-2017시즌 42번째 트리플더블을 달성해 단일시즌 최다 트리플더블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1961-1962시즌 오스카 로버트슨이 기록한 41회다. NBA 정규리그 경기수는 82회. 로버트슨은 2경기당 1번꼴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는데 웨스트브룩은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로버트슨은 1962년 41번의 트리플더블을 바탕으로 시즌 평균 30.8점, 12.5리바운드, 1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즌 트리플더블 기록은 현대 농구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기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웨스트브룩은 올시즌 평균 31.9점, 10.7리바운드, 10.4어시스트를 기록해 55년만에 처음이자 NBA 역대 두번째로 시즌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2경기가 남았지만 대기록 달성은 확정된 상태다.
웨스트브룩은 화려한 버저비터로 대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4쿼터 마지막 순간 103-105 열세에 놓였으나 웨스트브룩이 종료 버저와 함께 역전 3점슛을 터트려 106-105 팀 승리를 이끌었다.
웨스트브룩은 경기 후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즌 최다 트리플더블 신기록 달성에 대해 "'왜 안돼(Why not)?'라는 말이 나의 좌우명이다. 사람들이 가능하다 혹은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하든 말든 나는 늘 '왜 안돼?'라는 말을 떠올리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웨스트브룩은 통산 기록을 79회로 늘려 이 부문 역대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오스카 로버트슨(181회), 매직 존슨(138회), 제이슨 키드(107회)의 뒤를 잇고 있다.
지난 3월30일 올랜도 매직과의 경기에서는 57점 13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해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경기에서 역대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로 역사에 기록되기도 했다.
NBA 동료들은 SNS를 통해 웨스트브룩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다수의 선수들이 웨스트브룩의 좌우명을 해시태그로 걸었다. 웨스트브룩은 '와이낫파운데이션'이라는 명칭의 재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은퇴한 레전드 케빈 가넷은 "믿을 수가 없는 역사를 썼다. 42번째 트리플달성을 축하한다"는 글을 남겼고 LA 클리퍼스의 베테랑 가드 자말 크로포드는 "내 생애 시즌 트리플더블을 달성하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 게다가 리그 득점 1위를 질주하면서"라며 MVP 해시태그를 함께 적었다.
대미안 릴라드, CJ 맥컬럼, 에반 터너 등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선수들은 "웨스트브룩이 MVP"라는 글을 남겼다. 맥컬럼은 "웨스트브룩에게 고맙다"고 적기도 했다. 포틀랜드는 이날 덴버가 웨스트브룩의 버저비터를 맞고 패하면서 어부지리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