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상민 (심리학자, 전 교수)
◆ 황상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책 제목이 희한해요. 좋은 대통령이 왜 나쁜 대통령이 되는 겁니까?
◆ 황상민> 국민들이 정치인을 바라보는 심리는 바로 자기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켜줄 지도자를 찾는 거거든요. 그래서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켜줄 막연한 구세주 같은 사람을 뽑는데 사실은 그 사람이 구세주는커녕 쪽박을 깨거나 내 있는 거 뺏어가거나 아니면 완전히 사기 당했다라는 느낌을 가지게 만드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 대중들이 정치인을 바라보는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지금 후보들 지지율의 상승, 하락도 그것과 일치하는 흐름을 좀 읽어보셨어요?
◆ 황상민> 그럼요. 사실 지금 가장 여론지지가 높은 문재인 씨 같은 경우 대중들이 이분에 대해서 인품이 좋은 구세주 같은 기대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분은 착하기에 사람들을 도와줄 것 같은 막연한 기대를 품게 하는데 정말 제대로 잘할 수 있는지 아직 확신은 안 드니까 확장이 안 된다, 지지가 외연 확장이 없다, 이런 평을 듣는 거죠. 거기에 비해서 새롭게 갑자기 확 더 지지를 받는 듯한 안철수 씨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그분 이미지가 잘난 부잣집 도련님이에요.
◇ 김현정> 부잣집 도련님 이미지다?
◆ 황상민> 자신이 잘났고 부자로 성공한 것처럼 정치도 성공할 것 같은데 그게 혹시 그 사람 욕심으로 그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염려도 되고 그래서 그분은 계속 '국민을 위해'이런 이야기를 하며 국민의당 후보가 됐고요. 그다음에 홍준표 씨 같으신 분은.
◇ 김현정> 자유한국당.
◆ 황상민> 그분의 이미지는 막 나가는 넘버3 같은 그런 이미지예요.
◇ 김현정> 막나가는 넘버3 이미지요?
◆ 황상민> 거침없는, 어떤 인상을 대중들이 가지게 되냐 하면 과거에는 보수를 위해서 열심히 뛰었는데 지금은 보수가 없어지니까 스스로 보수가 되기를 기대한 마음으로 거침없이 나가시는 분 이죠.
◇ 김현정> 그렇게 되는 겁니까? 그러면 지금 얘기 듣다 보니까 일단 제일 구세주 이미지를 유권자들이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 게 문재인 후보다 보니까 다자구도에서는 계속 앞서가고 있었던 거라고 보시는 거군요?
◆ 황상민> 그렇죠.
◇ 김현정> 그러나 단점도 있겠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어떤 부분이 더 필요한 걸까요?
◆ 황상민> 사실 문재인 씨는 정확하게 이 사람이 어떤 적폐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뚜렷하게 안 다가와요. 그 부분이 나타나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만 가지게 만드니까 (지지율 등에서) 확신이 안 드는 그런 상황이죠.
◇ 김현정> 그게 문재인 후보한테 하는 조언이셨고. 아까 안철수 후보는 부잣집 도련님 같은 이미지다? 이거는 약간 단점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장점도 있습니까?
◆ 황상민> 아니, 저 사람이 잘났고 부자로 성공했으면 내 문제 해결해 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하는건데요. 그런데 그런 마음으로 부잣집에 결혼한 사람 잘 산다는 소리 못 들었거든요.
◆ 황상민> 넘버3가 보스를 대신 하려면 많은 조직원이든 국민들에게 신망을 줘야죠.
◇ 김현정> 신망, 신뢰?
◆ 황상민> 이분 같은 경우에는 믿을 수는 없거든요. 얼마 전에 인터뷰를 했을 때 막말을 하시고 상당히 싸우시던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짜증났어요.
◇ 김현정> TV인터뷰에서. 듣는 국민, 보는 국민은 짜증나는 이 상황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후보라면 과연 되겠는가. 얘기가 나온 김에 그냥 다 가보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어떻습니까?
◆ 황상민> 유승민 후보 같은 경우는 똑똑한 범생이 같은 이미지를 주는데요. 뭔가 똑바른 이야기를 하기는 했는데 이건 마치 그냥 문제 정답을 쓴 거예요. 그런데 그것이 맞는지 아닌지를 본인은 확신을 못하니까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모범생이에요.
◇ 김현정> 좋은 거잖아요. 그러면 지지율이 지금보다 높아야 되잖아요.
◆ 황상민> 아니죠, 지금은 이 나라가 직면한 또는 국민들이 원하는 문제가 뭔지, 국민들 스스로도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인데 본인 답이 국민들이 원하는 건 아니라는 그걸 본인 스스로 더 찾아야 되실 것 같아요.
◇ 김현정> 더 찾아야 된다? 심상정 후보 어떻습니까?
◆ 황상민> 이분도 똑똑하고 바른 생활을 하는 이웃집 아줌마 같은 이미지를 주시는데요. 저 분이 대통령으로 대표한다라고 하기에는 그분의 문제가 아니라, 그분이 사는 동네가 걱정이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당의 확장성, 이 부분의 한계를 뛰어넘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라는 말씀이시군요?
◆ 황상민> 그렇죠.
◆ 황상민> 그럼요. 사실 연구 방법을 일반적으로는 Q방법론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게 사회과학에서는 전통적으로는 Q방법론 또는 주관식 방법론이라고 이렇게 알려져 있어요.
◇ 김현정> 그런 식에 의해서 나온, 그냥 듣기에는 황상민 박사님 마음대로 얘기하는 거 아닌가 싶지만 여러분, 심리학적인 틀거리가 있답니다. 알겠습니다. 황상민 박사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후보들 하나하나를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분석해 주셨으니까 그리고 그 후보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보완하라는 분석까지 해 주셨는데요. 국민들께 이러이러 이러하게 뽑으셔야 제대로 된 대통령 뽑을 수 있습니다, 이 조언 제일 중요하잖아요. 이걸 해 주세요.
◆ 황상민> 바로 내가 바라는 욕망이 뭐고 이 나라의 이 시대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 주는지 그것에 대해서 분명하게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하고요.
◇ 김현정> 아주 구체적으로.
◆ 황상민> 그렇죠. 그 사람한테 요구를 해야 돼요. 그리고 그 사람이 뽑히든 다른 사람이 뽑히든 그 사람이 대통령을 하는 동안에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계속 요구할 때 나는 노예가 아니라 주인 된 마음으로 대통령을 뽑은 국민이 되는 거죠.
◇ 김현정> 구세주가 아니라 일꾼을 뽑아라? 머슴을 뽑아라. 머슴 선발하듯이 선발해라 이 말씀이시군요?
◆ 황상민> 그렇죠, 그렇죠. 그리고 그 머슴이 해야 될 일을 누가 뽑히든지 간에 끊임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국민이 될 때, 바로 주인이 되는 대통령 뽑기가 되는 거죠.
◇ 김현정> 좋은 말씀이네요. 막연하게 내가 지금 이거 이거 필요한데 잘 살 수 있게 경제도 도와주고 행복하게 해 주고 교육 문제 해결해 주고 이런 사람이 나는 필요해 막연히 생각하지 마시라.
◆ 황상민> 그러면 사기당해요.
◇ 김현정> 사기당하기 딱 좋은 거다? (웃음)
◆ 황상민> 그 많은 정책 중에서 내 마음을 파고드는 정책이 하나라도 있는지 없는지 그것만 따지면 돼요.
◇ 김현정> 내가 원하는 게 갈비탕이라면 그 갈비탕 하나를 제대로 잘하는 사람을 뽑아라?
◆ 황상민> 그렇습니다. 아주 정리를 잘해 주셨네요.
◇ 김현정> 바로 그런 사람. 어우, 너무 어려워요, 박사님.
◆ 황상민> 갈비탕 잘하는 집에 가서 갈비탕 먹는 게 어렵다고 하면 어떻게 사시려고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뭐든지 하나를 제대로 해낼 수 있는 머슴이 누구인가. 여러분, 정말 눈 크게 뜨고 찾아보셔야 되고요. 너무 이미지, 허울 이런 것에 속지 말아라 이 얘기도 굉장히 중요한 얘기였습니다. 황 박사님, 오늘 고맙습니다.
◆ 황상민> 안녕히 계세요.
◇ 김현정> 좋은 대통령이 나쁜 대통령 된다라는 책을 냈습니다. 황상민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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