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 예선이 열리는 평양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북한축구협회가 오는 10월31일부터 11월7일까지 열리는 2018년 19세 이하(U-19) 아시아선수권대회 예선 유치를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2년마다 열리는 U-19 아시아선수권대회는 1년 전 예선을 치러 본선에 나설 16개국을 가려낸다. 총 44개국이 예선에 출전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4~5개국이 10개 조로 나뉘어 각 조 1위 10개국, 그리고 각 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5개국이 내년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지는 본선에 합류한다. 북한은 4~5개국이 풀리그 방식으로 치르는 예선 유치에 나섰다.
오는 11일까지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여자 아시안컵 예선과 규모 및 성격이 거의 비슷하다. U-19 아시아선수권대회 예선 역시 한국과 북한이 다른 그룹에 속해 있어 오는 21일 조추첨 결과에 따라 같은 조에 편성될 수 있다.
북한 체육계는 이번 여자 아시안컵 예선 등 비교적 부담이 덜한 각종 국제대회부터 유치해 역량을 키워간다는 구상이다. 북한이 갑자기 국제대회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뭘까.
우선 한은경 북한축구협회 부회장의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출마 등과 더불어 국제무대에 보폭을 넓히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뒤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여자아시안컵을 개최한 김일성경기장, 15만명 수용 규모인 능라도의 '5월1일 경기장'이 있고 평양에 있는 국제축구학교 등에 연습구장도 있어 작은 규모의 국제대회를 개최할 시설도 충분하다.
모든 시설 및 인력이 국가 소유인 것도 강점으로 여겨진다. AFC는 이번 여자 아시안컵 예선 유치 국가에 20만 달러(약 2억2700만원)를 보조했다. 한국의 경우는 이 돈을 받아도 수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한데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는 상황이 다르다.
각종 스포츠대회 유치를 통해 수입을 창출하고 관광객까지 끌어당긴다는 포석도 있다. 실제로 여자 아시안컵 기간 중엔 평양의 만경대상마라톤경기(9일)도 함께 열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꽤 많은 외국인이 평양의 대표적인 숙소 중 하나인 양각도국제호텔을 찾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평양의 변화와 부드러운 분위기를 보면서 북한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