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남은 대선, 이것이 승부 가른다

문-안 양자대결 구도 속 대선판 출렁거릴 변수 많아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사진=자료사진)
D-30. 제 19대 대통령을 출선하는 5.9 대선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지지율이 급상승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2017년 들어서도 2위권 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리면서 대세론을 형성해 왔다. 하지만 각 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확정된 4월 초부터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 양강 구도가 짜지면서 이제는 누구도 승리를 잠당하지 못하는 새로운 구도가 만들어졌다.

19대 대통령 선거는 국회가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한 지난해 12월 9일부터 사실상 시작됐다. 탄핵 사건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인용 결정을 내리면 60일 안에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헌재는 결국 지난달 10일 8명의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5.9대선의 막을 올렸다.

◇ 반기문 하차, 박근혜 파면, 각 당 경선 거쳐 만들어진 '문 vs 안' 양자구도

황교안 권한대행(왼쪽)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자료사진)
여러 고비들이 있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1월 12일 인천공항에 귀국한 것은 대선구도를 흔들 수 있는 첫 관문이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입국해서부터 언론의 비판을 받기 시작해 불과 20여일의 짧은 행보 뒤에 조기 하차함으로써 그를 중심으로 대선 전략을 짰던 범여권과 이른바 제3지대 빅텐트론자들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성난 탄핵반대 세력과 '샤이'보수가 한 곳으로 집결할 수 있다는 일각의 예측도 보기좋게 빗나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지지율 상승이 일정 정도 눈에 띄었으나 정치권의 주목을 받을 만한 수준을 못됐다. 결국 황 총리도 대선 관리자의 길을 선택했다.

대연정을 앞세운 안희정 충남지사의 보수표심 획득 전략도 성공하지 못했다. 안 지사는 중도.보수층의 호감을 샀지만 당내 경선에는 도움이 안됐다. '대세론'으로 무장한 문재인 후보에 한참 못미쳤다. 2월 19일 부산대 강연 과정에서 나온 '선의발언'은 상승세를 타던 안 지사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민주당 경선이 끝나자 반기문->황교안->안희정으로 움직이던 보수 표심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로 이동했다. 지난 7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5자 대결구도에서 문재인 후보는 38%, 안철수 후보는 35%를 기록했다. 문 후보가 호남에서 14%p 앞서고 안 후보는 TK(대구· 경북)는 물론 서울과 충청권에서도 앞서는 사실이 흥미롭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보수표심 어디로? …보수후보 단일화도 관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자료사진)
한 달 남은 경선에서 핵심 변수는 안철수 후보로 갈아 타거나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보수표심의 최종 안착지가 어디냐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선거때면 고민하지 않고 1번을 찍었던 보수표가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아도 안철수를 선택할 수 있다.

반면 홍준표 후보가 안 후보를 '얼치기 좌파'라고 공격하고 유승민 후보도 국민의당의 안보관 대북정책 등을 비판하고 있어 보수 표심이 지금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온전히 안 후보에게 쏠리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가결,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네델란드 극우당의 총선 패배 등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가 일치하지 않는 현상에 주목하는 이도 있다. 2007년 17대 대선때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 야권 지지성향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것처럼 희망을 잃은 보수표심이 투표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보수 후보 단일화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그래서 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바른정당과의 합단을 이번주까지 결론내겠다고 밝힌 부분이 주목을 끈다. 특히 진박 조원진 의원의 한국당 탈당을 계기로 곧 기소될 박 전 대통령 출당을 통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진박청산 요구에 화답할 가능성도 있다. 두 당이 합치거나 최소한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 두 후보가 현재 얻고 있는 후보 지지도의 단순 합계 이상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 세월호, 촛불민심 주요 변수…북한 핵실험도 영향 미칠듯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개인이 보여주는 정책역량, 양측이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벌이는 네거티브 공방, 보수언론의 안 후보 밀어주기 등도 한달 남은 대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선거에서 북한 변수가 많이 없어져다고는 하지만 대선이 얼마 안남았는데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고 국내 정치판도 지각변동까지는 아니어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오는 16일은 세월호 사고 발생 3년이 되는 날이다. 육지에 올려질 세월호와 함께 3주년은 국가와 대통령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난 연말과 연초를 뜨겁게 달궜던 촛불민심의 향배도 대선의 승부를 가르는 결정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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