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3주기, “세월호 하나님께서 침몰시키셨다는 말 최악”

감신대총대학원 이현길 원우회장이 박은희 전도사에게 학생들이 접은 노랑종이배를 전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3주기인 4월 16일은 올해 부활주일과 같은 날이다.

감리교신학대학교(총대학원학생회, 총대학원여학생회, 운영위원회 공동주최)가 지난 6일 세월호 유가족인 박은희 전도사(안산 화정감리교회)를 초청해 세월호 간담회를 가졌다.

박은희 전도사는 안산 화정감리교회에서 사역하던 중 세월호 참사로 둘째 딸 예은 양을 잃었다. 박 전도사는 현재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남편 유경근 씨와 함께 세월호의 진실 규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박은희 전도사의 생활뿐만 아니라 신앙관까지 바꿔놓았다.

박 전도사는 “남을 섬기기 위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삶을 사고 싶어서 신학대학원을 들어왔는데 오히려 고통의 한가운데서 위로를 받아야 하는 위치가 낯설고 믿겨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사의 피해자가 돼서 길거리로 나가고,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돼서 그 자리에 앉아 보니까 지금까지 내가 전도사로서 남을 위로하던 말을 주워담게 됐다”며, “(위로하기위해) 신학적으로 신앙적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했던 것들이 막상 이런 일을 겪어 보니가 굉장히 상처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3년동안 진상규명 활동을 하면서 들었던 말 가운데 가장 가슴 아팠던 말은 “세월호를 하나님께서 침몰 시키셨다”는 한 대형교회 목사의 설교였다.

박은희 전도사는 “그 말은 정말 우리 유가족들이 3년 동안 들었던 말 가운데 최악이었다.”면서 “그 목사님이 너무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교회의 부끄러운 모습도 고발했다.

박은희 전도사는 “이 일을 겪으면서 이전까지 만나지 못했던 더 큰 하나님을 만났지만 교회가 보여준 모습은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운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도사는 “그 절정은 탄핵반대 집회에 나온 교회들의 모습이었다.”며, “누굴 위해 주여 삼창을 외치고, 누구를 위해 구국기도회를 하고 있는지, 도대체 교회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박 전도사는 “교회는 믿지 못해도 하나님을 믿을 수 있겠다고 고백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전도사가 위로를 얻은 곳은 결국 교회였다.

박은희 전도사는 “복음주의권 교회들이 장대비가 와도 청계광장에서 ‘거리의 교회’로 모인 모습을 보면서 그 어느 교회보다 커보였다”고 말했다. 또, “안산분향소 예배처소를 찾아와준 많은 교회들 속에 한국교회의 희망을 보았다”며, “함께 울어주고 그냥 들어주는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원망스러웠던 하나님의 숨겨진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후배 신학생들에게는 ‘질문’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는 덕담을 건넸다.

박 전도사는 “신학하면서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 예수님을 그 분이 보내셨다는 것 외에 마음껏 질문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목회자가 탄핵반대 집회에 교인들을 동원하면서 무조건 순종하라며 교인들에게 사고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나중에 목회자가 되더라도 성도들에게 무조건 내말대로 하라는 분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은희 전도사는 “교회에서 허락하면 오는 16일 오후 4시 30분 안산분향소에서 드려지는 부활절예배에 참석해 주세요.”라며 간담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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