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역 출신인 유승민 후보는 8일 북구 칠성시장을 찾았다. 지지자 수백 명이 마중 나와 ‘유승민’을 연호하며 환영했다. 하지만 다른 한 구석에선 “배신자, 표를 주면 안 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장 한 귀퉁이에선 상인들 3~4명이 즉석 토론을 하고 있었다. 건어물상을 운영하는 조모(62‧여)씨는 “어부지리 대통령이 나오게 생겼다”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누가 어부지리 하느냐”고 묻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목했다.
조씨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싫다”면서도 “보수 쪽에서 당선될 것 같은 희망이 보이는 사람이 없다”고 털어놨다. “덜 싫은 사람을 찍거나 아예 투표장에 안 가는 사람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후보가 싫은 이유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 재임 중 야권의 공세를 거론하며 “깡패나 다름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다른 상인들은 각각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수입상품을 판매하는 한모(55)씨는 “홍 후보가 시원시원하게 말을 잘 한다”고 했고, 청과물상을 운영하는 다른 상인은 “몇 단계만 더 성장하면 유 후보가 대통령 감”이라고 추켜세웠다.
바닥민심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 후보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에서 응원하러 왔다는 한 시민은 “젊은 사람들은 문재인, 안철수로 다 가고, 유승민이 일어서려면 ‘배신자’ 비난을 면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보수는 다 흩어져 버렸다”고 우려했다.
유 후보도 홍 후보 혹은 안 후보와 단일화를 하라는 압박을 느끼는 듯 기자들과 만나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홍 후보에겐 “진박(眞朴)에 등에 업힌 후보”라고, 안 후보에겐 “대통령이 되면 박지원 대표가 상왕이 될 것”이라고 각각 각을 세웠다.
유 후보 측은 TK에서 홍 후보를 1%p 차이로 역전한 것으로 발표된 지난 7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바닥민심이 호전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유 후보의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얼어붙었더 민심이 천천히 해빙되고 있다”면서 “홍 후보를 추월한 것을 기반으로 TK에서 1위를 기록한 뒤 전국에서 역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1표를 받더라도 보수의 순수성을 지키라는 것이 지역 민심”이라며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절대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