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일 만의 복귀' 류현진, 패전에도 소득은 있었다

최고 구속 150km…구속 저하 우려 지워내

LA 다저스의 선발투수 류현진이 부상을 털어내고 빅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사진=노컷뉴스DB)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 다저스)이 빅리그 무대에 돌아왔다. 비록 패전으로 2017시즌을 시작했지만 분명한 소득은 있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서 4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호투에도 불구하고 팀이 1-2로 져 복귀전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무려 274일 만의 빅리그 선발 복귀전이었다. 2015년 어깨 수술로 마운드를 떠나 있던 류현진은 지난해 7월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또다시 부상과 재활 탓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 네 차례 등판해 14이닝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삼진 12개를 솎아내면서도 허용한 볼넷은 단 1개에 불과했다.

힘들게 돌아온 선발 마운드. 승리로 장식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류현진은 자신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경기에서 보여줬다.


류현진의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93마일(150km)까지 나왔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인해 구속 저하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말끔히 씻어내는 시원한 강속구였다. 평균 구속 90마일을 맴돌았다.

공격적인 마운드 운영도 돋보였다. 류현진은 이날 총 77개의 공을 뿌렸다. 이 가운데 무려 52개가 스트라이크였다. 피해 가는 승부보다는 적극적으로 타자를 공략했다. 주무기 체인지업의 위력은 여전했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콜로라도 타선을 요리한 류현진은 이후 고속 슬라이더까지 추가하며 구종을 늘렸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삼진을 5개나 잡아냈다는 것 역시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쿠어스필드는 해발 1610m의 고지대에 자리하고 있어 타구의 비거리가 다른 구장에 비해 훨씬 길다. 공기 저항이 적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평범한 뜬공도 쿠어스필드에서는 담장을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런 구장에서 가장 좋은 해법은 아예 타자들이 공을 때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류현진은 비록 이날 홈런 1개를 허용했지만 이닝당 1개가 넘는 삼진을 솎아내는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3~4회말 총 6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삼진을 3개나 잡아냈다. 이 사이 안타는 허용하지 않았다.

체력 보완은 숙제로 남았다. 류현진은 이날 투구 수 50개가 넘어가자 직구 구속이 점차 떨어졌다. 구장이 고지대에 있어 호흡에 힘든 점도 있겠지만 최근 2년 동안 빅리그 무대 등판이 단 한 차례에 불과해 아직 경기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체력 보강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사안이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14일 시카고 컵스전이 될 전망이다. 복귀전에서 우려와 희망을 동시에 보여준 그가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컵스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따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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