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페이코 정연훈 대표는 7일 성남 판교 사옥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올해 500억원을 투입해 중대형 가맹점 확대, 충성고객을 두배로 늘리는 등 목표 거래액 2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 대표는 "최종적으로는 고객에게는 좋은 혜택을 제공하고 파트너 업체에게는 정확한 데이터 기반의 인사이트 마케팅을 통해 간편결제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코 사업본부장으로 있다가 초대 대표가 됐는데 부담이 있을 것 같다.
=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수익을 어떻게 하면 낼까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페이코의 현황은 어떤가?
= 페이코 거래액은 작년보다 상승해 월 거래액이 3월 기준 월 1400억원을 넘어섰다. 신규 액티브 유저도 상승했고, 충성도 높은 서비스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충성고객의 구매 단가도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적어도 올해까지 온/오프 가맹점을 예년보다 더 빠르게 늘려나갈 것이다.
▶내부 플랫폼만으로는 경쟁이 어려울 수 있을텐데 페이코만의 차별화 할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 카카오와 네이버는 강력한 플랫폼 베이스다. 하지만 페이코는 정말로 맨땅에 헤딩해서 현재의 위치를 일궈냈다. 처음부터 플랫폼 베이스로 하고 싶었다면, 다른 플랫폼을 인수하는 방식을 선택했을 것이다. 페이 서비스가 '중립적 포지션'이 안되면 항상 기존 플레이어와 싸울 수밖에 없다. 오프라인 VAN사, POS사, 그리고 온라인 PG 사와의 협력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구조다. 페이코는 각 파트너와 중립적인 위치에서 협력해나갈 것이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타겟 마케팅 상품을 출시할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소비(쇼핑)와 금융을 포괄하는 허브 앱'을 지향한다. 올 상반기가 지나면 페이코의 색깔이 드러나는 서비스가 나올 것이다.
▶간편결제 시장이 사실상 치킨게임이라는 시각도 있다.
= 사실 치킨게임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비즈니스라는 게 수익을 목표로 하는데, 남들이 안하는, 경쟁이 없는 곳에서는 돈을 만들기 쉽지 않다. 경쟁은 불가피하다. 아시다시피 게임 비즈니스가 워낙 기복이 심하다. 넷마블은 워낙 베스트 플랙티스(Best Practice)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온라인 게임 비즈니스를 하다가 제조업을 할 수는 없다. 콘텐츠 가운데 수익이 날 수 있는 것은 게임, 쇼핑, 뮤직, 웹툰 정도로 보고 있는데, NHN엔터테인먼트가 M&A 한 것들도 다 이런 맥락에서 진행된 것이다. 수익 시너지는 1~2년 안에 바로 내기는 힘들겠지만 차근차근 중장기적으로 진행하려 한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분명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나갈 것이다.
-오프라인 결제 시장 확대…VAN ·POS 연동 강화
-올해 500억 투자, 중대형 가맹점 확대…거래액 2조 목표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 마케팅과 수준 높은 쇼핑 검색 제공
▶매출 목표는 정했나?
= 올 한해 거래액은 2조원 넘길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2조원도 많은 것은 아니다. 관련 시장이 현금·카드·포인트 결제를 포함해 온라인 600조원, 오프라인 1000억원 규모다. 거래액 달성보다 우선 유저에게 앱을 깔끔하게 만들어서 더 좋은 혜택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정착시켜나갈 것이다.
▶광고나 오픈마켓, VAN(부가가치통신망) 시장에 직접 뛰어들 계획도 있나
= 아마도 힘들지 않을까. 우리는 중립적인 위치에서 비즈니스를 이어갈 것이다. 현재 VAN사 1곳을 제외하고 연동을 위한 계약과 개발까지 완료한 상태다. POS사도 1~2곳 제외하고는 완료됐다. 1개 VAN사는 상반기 중 페이코와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그들이 관리하는 대형 관리점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움직일 것이다.
광고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페이코 이벤트 페이지에 제휴사의 이벤트를 노출시켜주고 있다. 특별히 노출 순서를 고려하지 않는데도 월 1500만원을 줄 테니 올려달라는 곳도 있다. 그래서 생각지 않았던 배너 수익 1500만원이 발생했다. 실제 한 제휴 금융사의 경우 배너 이벤트를 통해 예상보다 높은 효과를 봤다고 하더라.
오픈마켓을 직접 하기보다는 기본적으로 더 많은 오픈마켓을 페이코에 받는 구조를 지향한다. 수익 모델은 기존 비즈니스와는 조금 다를 것이다. '삼성페이 쇼핑 채널'과 비슷한 모델을 우리도 준비하고 있다. NHN이 검색에 강점이 있지 않나.
▶송금 서비스 시장이 치열한데?
= 송금 서비스는 원가가 발생하는 서비스다. 일부 페이 서비스의 경우 수수료 없이 하는 상황이지만 무제한으로 풀 수는 없을 것이다. 페이코는 현재 송금 10회까지는 무료다. 무료 10회 이상부터 수수료를 내고 쓰는 분들은 주로 리테일 사업자로 보고 있다. 토스는 5회까지 무료인데, 우리는 횟수를 더 줄일 생각은 없다. 송금 고객을 많이 확보하려고 마케팅비 집행했다면 더 많이 들어왔겠지만 따로 집행한 비용은 없었다. 그런데도 송금 서비스는 현재 하루 2만건, 15억 이상 거래액이 발생하고 있다 .
▶인사이트 마케팅을 위해서는 사용자 빅데이터를 잘 활용해야 할텐데 잘 할 수 있을까?
원래 NHN이 잘 하는게 데이터 분석이다. DMP(Data Management Platfrom) 인력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의 경우 넥슨, 엔씨소프트, 라이엇, 네오위즈, 한게임 등이 들어와 있다. 코텐츠 쪽은 업종마다 선호하는 결제 수단이 다르다. 온라인 쪽은 쿠폰을 많이 선호하고 복합 결제에 익숙하다. 사용자들이 기본적으로 혜택이 있는 곳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자체 분석력을 동원하면 사용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구매하고 소비하기를 원하는지 거의 파악이 된다. 콘텐츠 분야의 타겟팅에 강점이 있다.
▶ 유상증자 1200억원 중 500억원 남은 것은 이양하나? 추가 투자를 받을 계획인가?
= 투자의 경우, FI(재무적투자)보다 SI(전략적투자)에 더 관심이 많다. 어느 한 곳하고만 밀접하게 진행하는 방식보다 여러 곳과 협의하고 있다. 사실 투자라는 것이 틀어질수도 있고 과정이 길어질수도 있어서 명확히 말씀을 드리기가 어렵다. 공시 의무도 있으니까. 최근 NHN엔터테인먼트 지분 3% 이상을 갖고 있는 홍콩계 펀드에서 이례적으로 직접 방문해 회사 운영상황에 대해 물어봤다. 그분들 얘기가 지분을 갖고 있는 이유가 페이코 때문이라고 하더라.
▶ 시드머니 현금 500억원은 추가 투자 없이 언제까지 소진이 될 것으로 예상하나?
= 올해 안에 500억원 지출을 예상하고 있다. 작년, 재작년의 500억원과 현재 500억원의 의미는 다르다. 작년 하반기 전까지는 가맹을 하나 확보하기 위해 우리 비용이 훨씬 많이 들었다. 서비스 증명이 없었기 때문인데, 현재는 비용 부담에서 50% 정도, 그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동일한 금액이지만 올해 투입하는 500억원의 투자가 2배 이상의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1~2곳의 외부 투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NHN엔터 내부 증자로 투자하는 것이 여러모로 외부투자보다 부담이 덜하지만 NHN엔터의 주력 사업인 게임으로 번 돈을 페이코에 투자하는 것에 부정적인 시선이 있을 수 있다. 앞으로 최소 10년을 내다보고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 페이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 대응 전략이 있나?
= 시장은 NFC 방식이나 또다른 어떤 선진적 방식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페이, 애플페이 모두 들어왔으면 좋겠다. 이런 흐름이 어떤 방식으로든 먼저 필요한 법 규제의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현재 가장 검증된 방식은 NFC 방식으로, NFC 결제 서비스 기반이나 그 이상의 새로운 방식이더라도 함께 협력해 나갈 생각이다. 카드사의 IC 부분도 동일하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데이터 기반 쇼핑·금융·검색·광고·컨설팅까지
-올해 1~2곳의 전략적투자(SI) 예상
-소비시장과 금융을 포괄하는 허브 '페이코'
▶ 왜 오프라인 시장에 관심을 갖는가?
= 기본적으로 데이터 확보와 마케팅 때문이다. 우리는 신용카드사와 VAN사, PG사로부터 주고받는 기본적인 데이터가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분석해 소비자와 협력사, 그리고 페이코라는 체인이 모두 이익을 거둘 수 있는 데이터를 생산하는 것도 목표다.
▶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은 없나? 중국은 어려워도 동남아 등의 신흥국가는 잠재력이 있지 않나?
= 자회사인 NHN KCP가 중국 위챗페이 등과 연결돼 있다. 이를테면 위쳇페이를 쓰는 중국 관광객이 한국에서 KCP를 통해 별다른 문제없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11억 중국 시장 규모가 기본적으로 엄청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중국은 독자적인 진출은 힘들 것으로 본다. KCP처럼 제휴 모델이 가장 적합할 것으로 본다. 구체적인 단계는 아니지만 동남아나 일본 시장 진출도 준비는 하고 있다. 다만 KCP와 같은 글로벌 페이 제휴 형태가 될 것으로 본다. 페이코도 KCP처럼 외화거래를 위한 법적 지위를 회득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 쇼핑 검색은 네이버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 차별점은 어떻게 둘 것인가?
= 검색은 모델링이 굉장히 중요하다. 인덱싱, 랭킹 알고리즘을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이 네이버의 검색 기술을 직접 만든 분이어서 그쪽에 대해서는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분이다. 우리는 상단 광고 노출 등과 같은 의도화된 노출보다 실제 필요한 정보로 제공해 줄 수 있는 최적화된 검색, 순수한 랭킹을 보여주고 싶다. 검색 광고에 대한 니즈는 없다. 페이코 앱이 유저들에게 정보의 장이 되고 싶고, 혜택을 얻는 장이 되도록 하고 싶다. 복합몰 같은 개념보다 가치있는 소비가 되도록 하는게 희망사항이다. 1~2년 짧은 시간 안에 급하게 성과를 내고자 하지는 않을 것이다.
▶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향후 몇 년 정도 지나야 정리가 될 것으로 보나. 그때 페이코의 위치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 결과적으로는 수익을 내는 페이코가 목표인데, 조심스럽게 3년 정도로 본다. 페이시장에만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다. 간편결제가 수단으로서 머물러있게 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경계가 모호해질 것 같다. 예를 들면 페이코도 금융상품을 내놓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제 자체에 방점이 있는 비즈니스는 아니다. 페이코뿐만 아니라 네이버나 카카오도 동일할 것이다. 삼성페이는 사업자 지위가 아니라 서비스 자체여서 조금 다르다. 카카오페이는 결제액 상당부분이 선물하기에 쏠려있다. 각자 사업의 지향점이 다르고, 페이코는 중간적 위치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할 수 있는 강점 있다고 본다.
▶가맹점 입장에서 페이코를 꼭 도입해야 할 이유를 꼽는다면?
= 페이코를 단순히 결제 수단으로만 도입할 것이냐, 페이코가 갖고 있는 데이터 분석력과 마케팅 능력 등을 결합해 활용할 것이냐에 따라 접근법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페이코는 두 가지를 모두 결합해 매출과 수익면에서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강점이 될 것이다.
▶페이코의 미래, 그리고 지향점은?
= 메인 스트림은 결제 서비스 기반의 인사이트 마케팅으로, 수익을 목표로 가겠지만 돈벌이에만 연연하지 않고 페이코를 통해 파트너와 서비스 고객 모두에 이익이 되는 양질의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