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자사 뉴스 진출한 KBS 일베 기자

지난 2015년 입사한 일베 헤비 유저 출신 A 기자는 올해 2월 사회2부로 발령받았고, 지난 5일부터 KBS 방송뉴스에서 리포트를 하고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극우사이트 일간베스트에 여성, 전라도 광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글을 써 온 것으로 드러난 KBS A 기자가 KBS뉴스 리포트에 등장했다.

A 기자는 지난 5일과 6일 '뉴스7'에서 대법원 앞에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택시기사가 검거됐다는 내용, 보이스피싱 가담 송금책 역할을 맡았던 이들이 구속됐다는 내용을 리포트해, 전파를 탔다.


지난 2015년 KBS 42기 공채로 입사한 A 기자는 그해 2월 일베 헤비 유저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생리휴가를 쓰려면 생리대 사진을 찍어 제출해야 한다거나,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 비난하는 것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분노를 조롱하는 글 등을 써 왔다.

약자·소수자의 목소리를 더 앞장서 대변해야 할 공영방송 KBS에 정반대의 가치를 추구하는 일베 유저가 들어왔다는 점 때문에, 채용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A 기자는 그해 4월 정식임용됐다.

이후에도 취재부서에 두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 때문에 남북교류협력단으로 파견근무를 했으나 지난해 보도국 뉴스제작2부에서 편집 업무를 거쳐 올해 2월 취재부서인 사회2부로 발령받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성재호 본부장은 "A 기자가 리포트를 하느냐 안 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일베 출신이 (KBS 안에서) 용인되고, 채용과정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도 반성도 하지 않는 사측의 이런 일처리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찬 사무처장 역시 "공영방송 기자로서의 자격요건이 충분한지 알아보라는 대중적·사회적 요구가 있었음에도,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사측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본다"며 "내부에서도 동의 안 된 인물이 방송을 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공영방송의 무능'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앞서, A 기자는 정식임용된 2015년 4월 사내게시판에 "공영방송인으로서 필요한 잣대를 그 누구보다도 엄중하게 스스로에게 들이대며, 철저히 끊임없이 성찰하며 살겠다"는 사과글을 올린 바 있다. KBS 측은 그동안 A 기자에 대한 인사에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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