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중독자들:인터넷 의존증이 바꿔놓은 세상'은 일찍이 미디어 의존 현상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관련 클리닉을 개설해 선구자적 역할을 해온 저자가 12년간의 임상과 연구를 한 권에 정리했다. 독일 저자 베르트 테 빌트는'인터넷 의존증'을 주제로 발병과 유형, 진단, 치료, 예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추적과 조사를 아우른다. 이 책은 거의 최초의 사례이자 선례가 된 한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한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 의존을 정신 질환으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는 이유를 6장에 걸쳐 꼼꼼하게 설득해 나간다.
1장은 '진단 없이는 치료도 없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한다. 저자는 미국과 중국, 대만, 한국 등지에서 인터넷 의존으로 사망에까지 이른 사례들을 통해 이 질환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2장은 인터넷 의존의 대표적인 유형들을 탐색한다. 특히 온라인 게임과 사이버 음란물, 소셜 네트워크 3가지가 주목해야 할 유형인데, 이들의 공통 원리는 모두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소망과 욕구, 갈망, 목표를 실현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3장은 인터넷 의존을 유발하는 원인으로서 미디어, 사회, 개인의 중독 삼각형을 살펴본다.저자는 인터넷 의존 연구가 시작된 지는 15년밖에 되지 않았으므로 섣부른 단정보다는 중독 삼각형의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대입해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4장은 중독에서 벗어나는 치료법을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어떤 경우라도 치료가 불가능할 만큼 늦은 때란 없으며, 다만 시작부터 핵심 치료 원칙을 합의하고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제시된 단계별 치료 방법, 금단현상과 재발이 발생할 때를 대비한 위기관리법, 위급상황 대처법 등은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사회적, 의학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5장은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예방 조치를 고민해본다. 이 장에서는 가족의 디지털 미디어 사용에 관한 해법 모색을 비롯해 부모와 조부모가 할 수 있는 일, 일상에서의 미디어 사용 시간 관리하기, 사회적인 정책으로서 치료와 예방책, 교육시스템 정비를 통해 학교와 교사가 바로잡아야 할 영역, 직장에서의 미디어 사용 시간 관리법을 제안하면서, 개인 차원에서는 미디어 금식을 실행하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습관을 들여볼 것을 권하고 있다.
6장은 디지털이 내세운 '구원의 약속'이 어떤 실체를 갖고 있는지를 들여다본다. 디지털 미디어의 멋진 특성은 우리가 그 안에서 더불어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쌍방향 능동성'이다. 마법 같은 키워드지만 현실의 우리는 육체적 능동성을 잃어버린 채 최면에 걸린 토끼처럼 모니터 앞에 얽매인 무력한 인간이 되어간다. 그런가 하면 소셜 네트워크는 끊임없이 자기상품화와 자기최적화에 몰두하게 만들어 자아실현과는 거리가 먼 타인의 인정만을 추구하게 만든다.
베르트 테 빌트 지음 | 박성원 옮김 | 율리시즈 | 388쪽 |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