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회담] 오바마 레드카펫 치운 시진핑, 트럼프는 스테이크로 대접

트럼프 시진핑 미국 도착부터 최상급 예우, 만찬 메뉴는 스테이크와 와인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종일관 중국을 몰아붙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내외를 첫 일정부터 예상 밖의 환대로 맞이해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환대는 지난 2016년 G20 정상회의 참석 차 중국 항저우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국 측의 홀대 장면과 겹치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 주석 내외를 위한 공식만찬 일정을 시작으로 미·중 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 메뉴로 생선과 스테이크 두 종류를 준비했다.

생선 메뉴는 샴페인 소스를 곁들인 도버 서대기(도버해협에서 잡히는 가자미목의 일종)를 주메뉴로 식전 빵과 시저 샐러드, 여러 곁들임 음식 등이 같이 준비됐다.

스테이크 메뉴로는 저온건조 숙성의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를 감자, 뿌리 채소구이와 함께 준비했다.

바닐라 소스와 다크 초콜릿 셔벗이 가미된 초콜릿 케이크, 그리고 레몬·망고·라즈베리 3색 셔벗이 만찬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만찬에 곁들여질 와인으로는 소노마 코스트산 '초크힐 샤르도네 2014'(화이트 와인)와 나파밸리산 '지라드 카베르네 소비뇽 2014'(레드 와인)가 선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운동기간 중 외국 정상과 만찬 외교와 관련해 “콘퍼런스 룸에서 햄버거를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도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유달리 햄버거에 대한 사랑을 부각시키곤 했다.

특히 "우리는 중국과 더 나은 협상을 해야 하며, 비용이 많이 드는 국빈만찬은 잊어야 한다"고 말해 만찬 메뉴로 햄버거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농담 아닌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을 깨고 시 주석에게 햄버거 대신 ‘스테이크와 와인’을 대접하면서 앞선 아베 일본 총리의 의전과 격을 맞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만찬장 앞에서 첫 대면 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기다리며 도착한 시 주석과 밝은 모습으로 악수를 나눠 혹시나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행동 가능성에 긴장해 있던 주위의 우려를 씼어줬다.

양국 정상 내외는 만찬장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각각 붉은핵 넥타이와 붉은색 드레스로 색깔을 맞춘 반면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각각 푸른색 넥타이와 드레스를 착용해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상급 예우’는 시 주석 내외가 6일 오후 1시 30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의 팜비치 공항에 도착하자 전용기 도착지점에 레드카펫을 깔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내외로 하여금 영접토록 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

시 주석이 비행기에 내려 레드카펫을 걸어오는 장면은 지난 2016년 중국 항저우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홀대 논란’ 장면과 겹치며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항저우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공항에서 레드카펫도 없이 전용기에서 내려야 하는 등 계속된 중국 측의 홀대 논란 속에 방중 일정을 마쳐야 했다.

통상 공항 측이 외국 정상의 전용기 앞쪽 문에 레드카펫이 깔린 이동식 계단을 설치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전용기 자체 계단을 통해 레드카펫 없는 활주로를 걸어와야 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도착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자리잡은 백악관 출입 카메라 기자들을 중국 관리가 제지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중국 측은 홍콩 언론에 미국 측의 거부로 이동식 계단이 설치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미국 언론은 중국 측의 태도를 사드 배치와 인권 문제 등으로 사이가 틀어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의도적인 망신주기”라고 지적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