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구 99개, 수용인원 15만명···평양 5·1경기장의 위용

불시착한 낙하산 형상화한 북한 대표 종합경기장

6일 여자축구 대표선수들이 훈련장으로 사용한 5월1일(능라도)경기장. 15만여명의 관중들이 들어 갈 수 있는 규모의 경기장이다.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역사적인 남과 북의 대결이 열릴 '5월1일 경기장'. 규모 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7일 북한과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앞서 인도와 1차전에서 10-0의 대승을 거뒀던 한국은 북한과 대결이 사실상 조 1위 결정전인 만큼 반드시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목표로 한다.

이번 예선이 열리는 평양의 '5월1일 경기장'은 능라도 경기장이라고도 불리는 북한의 대표적인 종합경기장이다. 북한이 자랑하는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 행사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경기장 주변에는 야외 수영장, 돌고래쇼 공연장, 놀이공원 등 다양한 문화활동 공간도 있다.


전 세계의 여느 유명 경기장과 마찬가지로 스타디움 투어도 가능한데 한복을 차려 입은 여성 안내인이 남측 취재진과 동행하며 30분간 설명했다.

'2018 여자아시안컵' 예선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를 하루 앞둔 6일 오후 평양 5.1경기장에서 여자축구 대표팀선수들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평양(북한)=사진공동취재단)
5월1일 경기장은 1989년 5월1일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통해 공개됐다. 세계청년학생축전의 개막식과 폐막식이 이곳에서 열렸다. 북한 관계자는 "당시 경기장 건설에 5억 달러가 투입됐다"며 "2013년에는 2300만 달러를 들여 개축했다"고 소개했다.

불시착한 낙하산을 형상화했다는 5월1일 경기장은 15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브라질 마라카낭,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 등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경기장으로 꼽힌다. 북한 측 관계자는 "출입구가 99개에 달해 15만 명이 꽉 차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며 "지붕 길이가 100m에 달해 관중들이 비를 맞지 않고 경기를 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육상트랙과 인조잔디 그라운드가 설치된 경기장에는 북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가, 건너편 지붕에는 성화대가 설치돼 있었다. 10만 명이 투입되는 아리랑 공연이 열리면 성화대가 점화된다고 귀띔했다.

관중석에는 올림픽 오륜기와 함께 평양, PYONGYANG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인조잔디는 김일성경기장 만큼 좋지 않았지만 훈련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선수 라커룸이 있는 경기장 내부 복도엔 엄윤철(역도) 계순희 안금애(이상 유도) 홍은정(체조) 등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북한 선수들의 사진이 전시됐다.

27년 전 남북통일축구대회 참가를 위해 이 곳에서 선수로 경기했던 윤덕여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장을 둘러보며 잠시 회상에 젖는 듯 했다. 윤 감독은 "27년 전과 비교해 잔디가 천연잔디에서 인조잔디로 바뀐 거 말곤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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