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전 FIFA 부회장은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FIFA 제재에 대한 저의 대응은 축구를 사랑하고 부회장을 17년간 역임한 사람에게 주어진 책임이라 생각한다"며 "CAS 제소를 비롯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부회장은 FIFA 소청위원회의 안일한 업무 처리로 인해 CAS 제소도 늦어졌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FIFA 소청위가 CAS 제소에 필요한 항소 결정 설명문을 지난 3월 24일에서야 보내왔다. 판결 이후 무려 9개월의 시간이 지난 뒤였다"며 "지난해 11월 편지를 써서 설명문을 빨리 보내달라고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FIFA 항소위는 아무런 해명도 없이 설명문을 보내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CAS 제소를 통해 FIFA의 잘못된 행정을 바로 잡겠다는 계획이다. 정 전 부회장은 "FIFA 회장이 잔니 인판티노로 바뀌었지만 윤리위원회와 항소위에는 아직 전임 회장인 제프 블라터가 심어둔 주요 인사가 그대로 남아있다"며 "블래터의 시대가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전했다.
자격정지 자체가 부당한 징계라는 입장이다. 정 전 부회장은 "거창한 혐의를 내세워 심의를 진행하다 그 부분에 반론을 제기하면 취하하고 다른 이유를 내세워 제재를 강행했다"며 "제재의 정당성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형국이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앞서 FIFA 윤리위는 2015년 정 전 부회장이 2022년 월드컵 유치와 관련해 영국과 투표 담합을 했고 한국의 월드컵 유치를 위해 집행위원들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 이익 제공에 해당한다며 자격정지 6년에 벌금 10만 스위스프랑(약 1억2천만원)을 부과했다.
정 전 부회장은 부당한 처사라고 입장을 밝히고 즉각 항소했지만 FIFA 소청위는 자격정지 기간 1년 단축과 벌금을 5만 스위스 프랑(6천만원)으로 낮추는 판결로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