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약물치료, 사망위험 절반으로 낮춘다"

세브란스병원, 고혈압 환자 4만여명 12년 추적관찰 결과

합병증이 없는 단순 고혈압도 약물치료를 하면 전혀 치료하지 않은 고혈압 환자보다 사망 위험을 절반 가까이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 박성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고혈압 저널'(Journal of Hypertension) 3월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12년치(2002∼2013년) 표본 코호트(역학) 자료를 바탕으로 단순 고혈압에 대한 약물치료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런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2002년 당시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성인 환자 중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악성종양, 당뇨병, 만성신질환을 가진 환자를 제외하고 단순 고혈압 환자만 연구대상으로 삼아 2013년까지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계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각기 추적 관찰했다.

단순 고혈압 환자(4만496명)는 ▲ 조사 기간에 전혀 치료받지 않은 그룹(6천756명) ▲ 조사 시점에 치료를 시작한 그룹(2만8천443명) ▲ 추적 관찰 기간에 치료받은 그룹(5천297명)으로 분류했다.

추적관찰 결과 약물치료를 한 두 그룹은 치료하지 않은 그룹보다 사망 위험이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조사 시점에 고혈압 약물치료를 시작한 그룹의 경우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보다 모든 원인을 아우르는 전체 사망 위험이 51% 낮아졌으며, 심혈관계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38% 줄어든 것으로 평가됐다.


또 추적관찰 기간에 약물치료를 받은 그룹도 전체 사망 위험과 심혈관계질환 사망 위험이 각각 59%, 56%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환자들에게 처방된 약물은 안지오텐신 시스템 차단제(RASB), 베타 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CCB)다. 이들 약물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반면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 감소 효과는 칼슘채널차단제에서 유의성이 관찰됐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 140㎜Hg 또는 확장기 혈압 90㎜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심장·뇌혈관 질환 발생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질병관리본부가 2015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만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이 고혈압 환자일 정도로 유병률이 높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 3명 중 1명은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으며, 10명 중 4명은 치료를 받지 않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단순 고혈압 환자 중 16.6%가 치료를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고혈압 치료의 이점이 잘 확립돼 있지만, 단순 고혈압 환자에 대해서는 약물치료의 이점에 관한 증거가 부족했다"면서 "고혈압 치료가 단순 고혈압 환자의 사망 위험을 현저히 감소시킨다는 점을 규명한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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