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살한 대통령' '서자정당' 거친 화법에 소속 의원들도 혀 내둘러
홍 후보는 5일 하루동안 jtbc 손석희 앵커와 함께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오르내렸다. 전날 손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따지지 말아라" "작가가 써준 것을 읽지 말고 편하게 물어라"며 특유의 공격적인 말투로 앵커와 설전을 벌인뒤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홍 후보의 막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며 "내가 뇌물죄로 대법원에서 유죄를 받으면 자살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또 자유한국당을 "큰 집"이라고 규정하고, 바른정당을 "떨어져 나간 서자 정당"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식수 정책 공약 발표에서 식수댐 건설과 4대강 보와의 차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기자양반은 계속 3급수를 먹어라"는 고압적인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계속되는 설화(舌禍)에 당내에서도 홍 후보의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그의 '입'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상당하다.
자유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소속 한 초선 의원은 "홍 후보가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머리는 좋은 것 같은데 너무 이죽거리면서 말을 한다"며 "같은 말이라도 기분 나쁘게 들린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다른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그 분의 말이 아직도 너무 거칠다"고 평했다.
그는 '바른정당 서자' 발언을 언급하며 "이렇게 하면 나중에 바른정당 의원들이 도와주겠냐"며 걱정을 토로했다.
적폐 세력으로 지목되는 당내 친박계 청산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점도 실망스러운 부분으로 지목된다.
한 초선 의원은 "홍 후보를 지지하고는 있지만 친박 인사를 앉힌 선대위 면면을 살펴보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크다"며 "친박에 대한 정치적 청산 선언만이라도 해주길 기대했는데 이러니까 자꾸 친박당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보수층 결집 위해 계산된 '독설'…막말 프레임 지속 이유
막말에 가까운 독설은 양날의 칼이다. '시원하다'는 찬사가 나오지만 반대로 홍 후보에 대한 비호감 지수 역시 급상승했다. 선대위 내부와 후보 자신도 이같은 '막말 프레임'에 갇히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논란에도 불구하고, 선대위는 후보의 '막말' 이미지를 당분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막말로 인한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그의 '막말'이 단순히 감정적 결과물이 아니라 지지층 결집을 위해 치밀히 계산된 준비된 '행동'이기 때문이다.
손석희 앵커와의 신경전도 우발적이 아니라 준비된 '말'이라는 평이 대다수다.
홍 후보는 5일 부산 삼광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KTX를 타고 가면서 오늘 손석희 앵커랑 생방송에서 재미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인터뷰는 대부분 머릿속에 미리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손 앵커가 좌파 언론의 상징이기 때문에 후보가 상당히 벼르고 있었던 것 같다"며 "댓글도 그렇고 보수층에서는 상당히 시원하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앵커에 대한 발언은 홍 후보의 전략적 발언"이라며 "막말이 아닌 사이다"라고 평했다.
또 "지금 시점에서 이미지를 바꿔 우왕좌왕하기보다는 일관된 이미지로 가는 게 낫다"며 "거칠게 살아온 시절이 묻어나도록 대란의 시대에 맞는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