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애국가를 부르니 뭉클하네요"

북한 평양에서 인도를 10-0으로 대파한 여자 축구대표팀. (평양(북한)=사진공동취재단)
한국과 인도의 2018년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1차전이 열린 북한 평양의 김일성경기장. 친선대회였던 1990년 남북 통일축구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한국의 경기가 평양에서 펼쳐졌다.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김일성경기장에 울려퍼졌고, 한국 선수들은 평소보다 더 큰 목소리로 애국가를 따라불렀다.

분단국가라는 특별한 상황. 선수들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첫 북한 원정이었다.


3골을 넣은 이금민은 "평양에서 애국가를 부르니 뭔가 뭉클하고, 찡한 느낌도 들었다"면서 "애국가가 왠지 슬프게 들렸다. 같은 민족인데 다른 국가를 부른다는 게 조금 이상했는데 오늘따라 태극기가 더 크게 보였다"고 말했다.

이민아 역시 "평소에도 국가대표이기에 애국가가 각별하게 들린다"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선수들과 '평소보다 더 크게 부르자'고 이야기 할 정도로 더욱 각별했다"고 강조했다.

결과는 100점이었다. 북한이 1차전에서 인도를 8-0으로 꺾은 상황에서 북한보다 2골을 더 넣으며 승리를 챙겼다. 북한전에서 비길 경우 다득점으로 조 1위를 가릴 가능성이 크기에 더 만족스러운 대승이었다.

이금민은 "8-0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들어왔는데 8골을 넣은 뒤에 시간이 많이 남아 득점을 더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면서 "7일 열리는 북측과 경기에서 무조건 이기겠다. 차분히 골을 만들어가면 질 것 같다는 느낌은 안 든다. 북한과 경기가 오후에 있어 더울 수도 있기 때문에 체력 싸움이 될 것으로 보여 신경 써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아도 "처음에는 조급한 마음도 들었는데 경기 초반 골이 터지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북측과 경기에서 이기면 평양냉면을 먹기로 해 벌써 가격도 알아뒀는데 꼭 냉면을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웃었다.

에이스 지소연도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지소연은 "첫 스타트를 잘 끊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북측과 맞붙게 되는데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지만,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기며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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