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오는 7일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 2차전을 치른다. 무려 27년 만에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대결이다.
평양 개선문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있는 김일성경기장은 지하철 개선역이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35년째 개선문 안내를 하고 있다는 북측 인사는 "과거에는 평양공설운동장 또는 모란봉공설운동장으로 불렸지만 1982년 개선문 건설과 함께 증축하며 이름을 김일성경기장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경기장까지 가는 길목에는 축구와 탁구 체조 등 북한이 강했던 종목의 선수들을 형상화한 동상이 설치돼 있었다.
김일성경기장은 5만명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상당하다. 남북대결이 열리는 7일에는 만원 관중이 들어설 전망이다.
시대 흐름에 따라 김일성경기장도 새 단장을 마쳤다. 선수단 벤치와 관중석, 내부 사무실 등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관계자는 "김일성경기장은 지난해 11월 대대적인 현대화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장 내부 한 켠에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 1986년 태국 킹스컵 우승 등 북한 축구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을 기념하는 대형 사진이 걸려있다. 북한 축구의 성지임을 알려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라운드에는 천연잔디가 아닌 인조잔디가 깔려있다. 윤덕여호가 평양 입성하기 전 인조잔디 구장에서 훈련을 진행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윤덕여 감독은 "새로 깔아서 그런지 상태가 아주 좋다. 통상 인조잔디 구장의 경우 시간이 흐르면 잔디가 눕는 경향이 있는데 여긴 새로 리모델링을 해서 그런지 잔디가 잘 서 있다"고 그라운드 상태를 평가했다.
그라운드를 둘러싼 광고판도 인상적이었다. '메아리음향사', '아침콤퓨터합영회사', '금강생맥주' 등 모두 북측 기업의 광고다. '금당-2 주사약', '토성제약공장', '활궁불로정' 등의 제약회사나 약품 광고도 있었다. 현장에 의료진으로 나온 북한 측 의사는 "모두 보신을 위한 제품들"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여자아시안컵 예선의 경우는 개최국에 광고판이나 공인구 등을 일임한다. 그래서 AFC 후원사가 빠지고 북측 기업들이 광고를 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