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는 일찌감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일대일 양자구도를 예측하며 '자강론'(自强論)으로 정면돌파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역대 대선과 다르게 다자 구도 속 야권 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외연확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외연확장이 당 대 당 통합이나 정치세력과의 연대 등 인위적 연합은 아니더라도 민주당의 강력한 대권후보를 넘어서려면 '결정적 한방'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내부 목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우리가 스스로를 믿어야 국민도 우리를 믿어주신다"는 안 후보의 '자강론'은 일단은 경선 과정에서는 성공한 전략이 됐다.
'문재인 대세론'과 민주당 예비주자들의 선전 탓에 한자릿수 지지율에 고전하던 안 후보는 경선 국면에 접어들자 양자 대결 가능성이 본격화되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내일신문·디오피니언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43.6%)는 문 후보(36.4%)를 오차범위를 밖에서 앞섰다. 문재인·안철수·홍준표 3자대결에서도 문 후보(36.6%), 안 후보(32.7%), 홍 후보(10.7%) 순으로 나타났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문제는 39석 규모의 중소 정당으로서 수권정당의 면모를 과시하며 대선 막판까지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느냐이다.
지난 2012년 대선을 거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도와 일자리 창출 공약, 교육혁명, 적폐세력 척결에 대한 의지 등 안 후보 개인의 '인물론'은 충분히 검증됐지만, 내각을 구성해 일국을 이끌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이를 뛰어넘어 세력화에도 성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는 '컨벤션 효과'까지 더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세가 주춤하거나 문재인 후보를 추월할 정도로 근접하지 못한다면 연대론이 또다시 힘을 얻을 수도 있다.
당장 안 후보와 경쟁했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내는 자는 흥한다"며 연대 필요성을 제기한 게 대표적이다.
당 외곽에서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정운찬 전 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등도 '비문연대'를 고리로 언제든 출격 태세를 갖추는 등 안 후보의 자강론을 뒤흔들 요인은 곳곳에 잠재해 있다.
연대론에서 꿋꿋이 버틸수 있느냐는 결국 안 후보가 얼마나 지지율을 끌어올릴지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쳐놓은 '적폐세력과의 연대' 프레임 극복도 또하나의 과제다.
문 후보는 이날 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와 안철수 후보의 양자 구도가 된다면 안 후보가 단순히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아니라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을 대표하는 단일 후보가 된다는 뜻"이라며 "이는 적폐 청산 후보와 적폐 세력 후보 간의 대결구도"라고 폄하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번 대선은 다자구도로 치러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안철수 후보에게 불리하다"며 "보수 표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민에 의한 연대 얘기도 나오는 것"이라고 안 후보가 처한 복합적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경환 안철수 캠프 총괄본부장은 "경선 과정을 통해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안 후보의 '자강'의 저력이 증명된 것 아니겠느냐"며 "정치공학적 연대 없이 흔들리지 않고 비전을 제시하며 나아갈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합류할 세력은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