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가족 "실종선박 한 달 전에도 고장으로 멈춰"

부산 중구 '폴라리스 쉬핑' 부산지사에 차려진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사고 대책본부. (사진=송호재 기자)
남대서양에서 실종된 초대형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는 사고 한달 전에도 기관 이상이 생겨 항해를 멈추고 정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종된 스텔라데이지호 선원 A 씨의 가족에 따르면 지난 2월 25일 오후 A 씨로부터 모바일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 메시지에는 "기관에 문제가 생겨 배를 멈췄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가족은 배의 안부를 물었고 A 씨는 10여분 뒤 "수리가 끝나 엔진을 돌리고 있다"라는 답장을 보내왔다.

가족은 "배가 너무 낡아 걱정된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A 씨는 "괜찮다"고 답했다.


실종자 선원 가족 측은 이 대화가 이미 배가 낡고 노후해 곳곳에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었음을 방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서양에서 실종된 선박 '스텔라데이지'호가 실종 한달 전 선원 A씨와 A씨 가족이 주고받은 대화. 선원 가족 측은 한달 전 기관에 이상이 생겨 배가 멈추는 등 이미 선체가 낡아 문제가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사진=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 제공)
한 실종 선원 가족은 "항해 중인 배가 이를 멈추고 수리까지 진행했다는 것은 이미 곳곳이 낡아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번 사고의 원인이 선박 노후에 따른 재난임을 뒷바침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선사 측은 "항해 중인 배가 멈추고 기관을 수리하는 일이 흔하지는 않다"며 "공식적으로 배가 멈춰섰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생존 필리핀 선원은 선박이 침몰할 당시 바다에 빨려들어갈 정도로 강력한 수압이 형성됐다고 증언했다.

선사인 폴라리스 쉬핑에 따르면 구조된 필리핀 선원들은 "구멍벌을 투하한 뒤 배 밖으로 뛰어내렸는데, 배가 급속도로 침몰하면서 몸이 바닷속으로 빨려들어갔다"며 "당시 필리핀인 갑판장도 뛰어내리는 것을 확인했느데, 수면 위로 나온 뒤에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선원 상당 수가 길이 300m가 넘는 초대형 화물선이 침몰하며 발생한 수압에 휘말려 실종된 게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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