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엔 클러치백 대신 시집을… 책, 잇 아이템이 되다

책 안 읽는 책맹시대, 씁쓸한 출판시장의 생존법

- 책의 원형 그대로를 살린 '읽지 못하는 책' 복각본의 인기… 예쁘니까 산다
- 디지털화가 이끈 지식 에디팅 문화 "지적대화를 위해서는 넓고 얕은 지식이면 충분"
- 독서량 빈부격차 해결법? 국민성 탓할 게 아니라 공적자금 투입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7년 4월 3일 (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택광 교수 (경희대)

◇ 정관용> 문화비평가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와 함께하는 일상다반사 코너입니다. 여러분은 1년에 책을 몇 권 정도 읽으십니까? 통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 3명 중 1명.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 책 안 읽는 사회. 혹자는 책맹시다 이렇게까지 부르던데요. 오늘은 이런 현상의 원인을 진단하고 그 의미도 짚어보겠습니다.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어서 오세요.

◆ 이택광>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실제로 한국 평균독서량 어떻게 나옵니까?

◆ 이택광> 지금 평균독서량이 한국출판연구소에서 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연평균 독서율이 65. 3%. 그러니까 3명 중 1명 정도가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 이렇게 결과가 나왔는데요. 문제는 이 숫자가 이렇게 나오는 65. 3% 이러면 굉장히 많이 느껴지는데 절반 이상은 읽으니까. 그런데 이게 굉장히 치중이 돼 있죠. 몇몇 분들이 많이 읽는, 독서애호가들이 읽는 그 양과 아예 한 권도 읽지 않은 분들 사이의 격차가 굉장히 크다. 이렇게 말할 수 있고요. 또 어떤 책을 읽느냐도 사실 대단히 중요한데 사실 대부분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인문교양서 이런 것들은 많이 읽지 않는 그런 경향을 보이고 있죠.

◇ 정관용> 인문교양서가 아니라 뭘 많이 읽어요, 그러면?

◆ 이택광> 가장 많이 읽는 것은 요즘 최근에 삶이 힘들어져서 그런지 명상서적 같은 것.

◇ 정관용> 명상.

◆ 이택광> 치유 에세이 이런 것들이 1년 사이 19. 4%나 증가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리고 뭐 자기계발서도 아직까지 꾸준히 나가고 있고요. 특히 재미있는 것은 자기계발서 중에 여성, 여성들을 위한 특화된 그런 자기계발서들이 또 많이 약진을 하고 있어요.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이런 게 출판시장이 위축되다 보니까 출판사들도 결국 잘 팔리는 책만 내는 거 아니냐,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고요. 소설도 한때는 한국문학에 약진을 했었는데 라이트 노벨이라고 해서 말 그대로 가벼운 소설, 그리고 영상소설 그러니까 조금 어느 정도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그런 작품들이 많이 팔리고 있는 그런 것을 볼 수가 있죠.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정관용> 그리고 자기계발서 가운데 특히 여성용이 더 많이 팔리는 거는 여성들이 더 많이 힘들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그나마 여성들이 도서구매력이 있기 때문입니까? 뭡니까?

◆ 이택광> 둘 다 아닌가 싶은데요, 저는. 왜냐하면 지금까지도 독서시장은 계속 20~30대 직장인 여성들이 주도해 왔습니다. 그리고 출판만 그런 게 아니라 문화계도 사실 주도해 왔고요. 단지 이제 트렌드가 과거에 어떻게 보면 남성 작가 위주의 그런 단문들이 여성들에게도 호소력이 있었다면 최근에 여성들이 독립적이고 자기들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그런 트렌드가 생겼다고 말할 수가 있죠.

◇ 정관용> 그래요. 그런데 또 하나 출판계 특징이 과거에 나온 책을 다시 펴내는 이런 특징도 있다면서요? 그건 뭐예요?

◆ 이택광> 최근에 등장한 건데요. 물론 한국에서 시작된 트렌드는 아닙니다. 이것도 다른 나라에서 이미 있던 트렌드가 한국에 들어온 것인데. 가장 대표적인 게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그 복각본이 나왔죠. 이건 그냥 시집이 아니고 그 당시에 윤동주 시인이 발간했던 그 책 그대로의 원형을 복원해서 만든 책입니다. 그러니까 책이라기보다는 약간 골동품 같은 그런 느낌을 주는 건데요. 굉장히 예상 외로 많이 팔렸어요.

◇ 정관용> 그래요?

◆ 이택광> 전 판이 다 나가고 그래서 다시 찍는 소동이 일어났죠, 그러니까. 처음에는 많이 팔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책을 이렇게 냈는데 다 팔려버리고 그래서 중판 찍고 이러면서 좀 소동이 있었죠. 그리고 윤동주 시인 시집이 잘 나가니까 서정주 시인이라든가 백석 시인이라든가 이런 분들의 시집들도 다시 복각본들을 만들어내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흥미로운 것은 뭐냐 그러면 이렇게 복각본이 나와서 저희 학생들도 많이 샀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한번 물어봤어요. 거기 한자도 많이 나오고 중요한 건 세로쓰기입니다, 그게.

◇ 정관용> 세로쓰기.

◆ 이택광> 물론 저도 어렸을 때는 세로쓰기책을 많이 읽었지만 지금은 읽으라고 하면 좀 힘들거든요. 그래서 한번 물어봤어요. 너희들 이거 읽고 이해를 할 수 있냐 이러니까 학생들 대답이 되게 재밌었습니다. 읽으려고 사는 게 아니라 수집하려고 샀다.

◇ 정관용> 책을 읽지 않고 수집을 해요?

◆ 이택광> 그렇습니다.

◇ 정관용> 무슨 말입니까?

◆ 이택광> 그게 요즘 출판 트렌드 중에 하나입니다. 이른바 굿즈라고 하는데요, 굿즈. 굿즈도 역시 일본 말인데요. 예를 들어서 책을 사면 거기에 딸려나오는 여러 가지 물건들이 있죠. 책을 보기 위한 물건들, 예를 들어서 책갈피라든가 또는 북커버라든가 또는 필통이라든가 책 받침대라든가 이런 것들이 딸려나오는데 그 자체에 책이 들어가게 된 거죠. 책을 그렇게 펜시하게 만들면 그 책이 하나의 소장품이 돼서 앞다퉈서 사게 되는. 약간의 한정판 같은 그런 느낌을 주게 된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진짜 안 읽어요? 학생들 그거 사서?

◆ 이택광> 읽을 수가 없습니다. 일단 읽을 수가 없고 지금 이상 산문집도 나온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인쇄 상태나 이런 것들이 복각본이기 때문에 좋지가 않고요. 그리고 맞춤법도 다릅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것도 많이 다르고. 한자들도 많이 섞여 있어요. 한자는 일단 지금 세대는 거의 읽지를 못하죠. 그래서 저도 굉장히 그걸 사서 어떻게 읽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학생들 대답이 바로 이게 특별 한정판이기 때문에 쉽게 말하면 득템이라고 해서 아이템. 수집과 같이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초판본 진달래꽃'(왼쪽)과 '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 정관용> 그냥 사서 책꽂이에 꽂아놔요?

◆ 이택광> 꽂아놓기도 하고 들고 다니기도 하고.

◇ 정관용> 들고 다니면서 뭐해요?

◆ 이택광> 가지고 다닌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마치 이렇게…

◇ 정관용> 패션 상품이에요?

◆ 이택광> 최근에 이런 상품들 중에 패션상품 중에 복고풍이 많은데 예를 들어 신발 같은 경우는 예전에 멕시코 월드컵을 기념해서 한정판을 낸다든가 책도 지금 그렇게 된 겁니다. 책이 말 그대로 굉장히 물신화되었다 말을 할 수가 있고요. 보기 위해서 책을 산다기보다는 그냥 수집하기 위해서 또는 사서 본인을 장식하기 위해서 책을 사는 그런 경향들도 생긴 거죠.

◇ 정관용> 지금 이 방송 들으시는 분들 가운데 복각본 이게 무슨 말이지, 하는 분들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소월 시집을 현대어로 만들어서 다시 펴내는 것이 아닌 거죠?

◆ 이택광> 그렇죠. 그거는 재출간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거고.

◇ 정관용> 그건 재출간인 거고.

◆ 이택광> 그런데 복각본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원본 그러니까 고전적인 텍스트 자체를 원본 그대로 똑같이 만드는 걸 말합니다.

◇ 정관용> 똑같이 찍어내는 거.

◆ 이택광> 물론 그거를 그대로 재복사를 하는 건 아니고요. 그건 그런 경우는 영인본이라고 그러죠. 영인본이 아니라 그 디자인 하나하나를 다시 재생해서 똑같이 만드는 거예요.

◇ 정관용> 그러다 보니 지금 쓰지 않는 한글표현도 많이 들어가고 한자도 많이 들어가고 세로쓰기가 되고 이런 거다.

◆ 이택광> 그러니까 이게 보석이라든가 또는 만년필이라든가 또는 과거에 패션 아이템들은 복각본이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책이 최근에 이렇게 된 거죠.

◇ 정관용> 그러면 이건 예쁜 책에 속합니까? 예쁜 책도 아니잖아요, 사실 어떻게 보면.

◆ 이택광> 그렇죠. 예쁜 책이라기보다 희귀한 책이라고 볼 수가 있고요. 이게 물론 이거를 소비학에서는 레트로소비라고 부르요.

◇ 정관용> 무슨 소비요?

◆ 이택광> 과거지향적 소비다. 과거지향적 소비를 줄여서 레트로소비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책도 어떤 소비의 대상이지, 거기에서 무슨 정보를 얻는다든가 새로운 삶의 어떤 지혜를 얻는다는 게 아니다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고요. 그러다 보니까 최근의 독서 트렌드에 대한 여러 가지 비판의 목소리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고. 또 언론에서도 이와 관련된 기획 특집들을 많이 보도를 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이 복각본 사는 것은 사실 독서 트렌드하고 무관한 거잖아요. 이걸 읽으려고 사는 책이 아니라고 하니까. 그런데 어쨌든 오늘 우리 이야기의 시작은 한국 사람 책을 너무 많이 안 읽는다. 이 얘기로 시작을 했는데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 주된 이유는 흔히 스마트폰, TV 이런 것 보느라고다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 이택광> 그렇죠. 최근에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많은데요. 저는 과연 그럴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저도 방송하러 오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계셨어요. 그런데 물론 휴대전화를 가지고서 이렇게 드라마를 보시는 분도 있고 영화를 보시는 분도 있고 음악을 듣는 분도 계시지만 책을 읽는 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제 뉴스 같은 걸 검색하죠. 사실 어떻게 보면 과거에 비한다면 글의 차원에서 본다면 더 많은 글, 책을 안 읽어서 그렇지. 글을 더 많이 읽게 되는 건 사실이라는 것이 또 다른 연구 보고서에도 나와 있습니다. 글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과거보다는 지금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읽고 있다라는 거죠.

경희대 이택광 교수(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정관용> 하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이런 것도 다 글이니까요.

◆ 이택광> 과거보다는 글을 접하는 기회가 높아진 것이고요. 그리고 딱히 우리나라에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에요, 보니까. 이걸 우리나라가 너무 스마트폰이 빨리 보급돼서 독서를 하지 않는다합니다만 저는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에도 한국이 그렇게 독서를 많이 했던 것 같지는 않고요. 그리고 어려운 책을 많이 읽던 시대라고 해서 딱히 그렇게 한국에 어떤 지성주의가 넘쳐났던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거는 별로 무관한 거라고 생각이 들고 또 최근에는 제가 외국에 나가보면 일본 같은 경우도 과거에는 지하철에서 책 많이 읽는 것으로 굉장히 유명한 나라였잖아요. 제가 몇 달 전에 일본에 동경을 갔다 왔는데 그분들도 스마트폰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일본 분들도. 그래서 이게 세계적 트렌드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러면 스마트폰과 TV 같은 걸 많이 보게 되면 고급화된 지식, 깊이 있는 지식을 접하지 못하게 되냐하면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보는 그런 정보라는 것들은 누군가가 에디팅을 해 준 것이지 않습니까? 누군가가 편집을 해서 준 거예요.

◇ 정관용> 원본이 아니죠.

◆ 이택광> 내가 생각해서 판단하고 나의 취향에 따라서 선별한 정보가 아닙니다. 누군가가 준 정보를 그대로 받아서 믿게 되는. 그러니까 가짜뉴스라든지 이렇게 탈진실이라든가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매체에 등장하는 내용을 비판적이지 않게 읽게 되는,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되는 것들. 이런 것들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닌가 싶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스마트폰 때문에 글을 읽는 양은 많아졌다. 그러나 그 글은 사실은 짧은 글 위주다, 그렇죠?

◆ 이택광> 그렇죠.

◇ 정관용> 짧은 글로 가다 보면 무슨 고전, 원본 이런 것일 수가 없다. 누군가 재가공한 그걸 읽을 수밖에 없다,그런 거죠?

◆ 이택광> 시중에 또 나가 보면 그런 책이 많이 있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책이 뭐냐 그러면 아마 들어보셨을 거예요.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책이 있죠?

◇ 정관용> 기억납니다.

◆ 이택광> 그러니까 그것도 보면 지적인 대화를 하는데 깊은 지식이 필요가 없는 거죠. 얕고 넓은 지식만 있으면 된다라는 거죠. 이런 것들이 지금 트렌드인 것 같고 그런 것들이 바로 대표적으로 정보를 에디팅해서 주는 그런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러니까 당연히 그런 말씀들이 나온다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 저는 그것보다도 앞에 제가 잠깐 말씀드렸던 것처럼 복각본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책 자체가 너무 상품화된 것 아니냐, 이제는.

◇ 정관용> 상품화, 책의 상품화.

◆ 이택광> 독서행위를 그냥 다 개인적 차원으로 놔두는 거예요, 사적인 어떤 독서로서. 그러니까 출판사 같은 경우도 출판시장 어려움을 사적 독서의 양을 늘려서 해결하려고 하는. 이런 식으로 자꾸 주장을 하게 되는 것 같고요. 그러다 보니까 한국 국민들이 너무 책을 안 읽는다라는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쉽게 결론을 내리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사실 뚜껑을 열고 보면 출판시장의 문제는 사실은 공공성의 문제와 관련이 있거든요.

◇ 정관용> 공공성.

(사진=자료사진)
◆ 이택광> 그러니까 영국 같은 경우도 과거에 대처가 등장하기 전에는 대부분의 책은 공공도서관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독서율이 굉장히 높았어요. 지금 사실 독일 같은 경우도 제가 학생들 만나서 이야기를 해 보면 학생들이 책을 왜 사지라고 이야기해요. 왜냐하면 도서관에 가면 있으니까. 그러니까 굳이 자기가 수집하고 싶으면 책을 사도 되는데 그런 게 아니라면 꼭 필요한 책을 보고 싶다면 도서관에 가면 책을 볼 수 있다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도서관이 많고.

◆ 이택광> 굉장히 많습니다. 동네마다 있죠.

◇ 정관용> 그리고 많은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사주고. 그러면 필자와 출판사가 운영이 되고.

◆ 이택광> 그러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그러니까. 우리가 한국 출판의 세계화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세계화한다. 그건 한국의 문학이라든가 한국의 콘텐츠를 세계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작가를 지원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 출판사가 그런 글로벌한 출판사가 나와야 됩니다. 펭귄이라든가 주컴퍼니 같은 출판사가 나와야지.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가 있는 거거든요.

그러면 출판사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출판사에게 돈을 지원하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잖아요, 그렇죠? 바로 공공도서관을 많이 만들어서 출판사가 무슨 책을 내더라도 그 책을 공공도서관에서 사주면 되는 거예요. 이 간단한 해결책입니다. 그러면 독서율도 올라갈 것이고 지금 내가 돈이 없어서 책을 못 사지만 책을 보고 싶으면 도서관에 가서, 그냥 마을에 있는 도서관에 가서 마치 카페에 가듯이 가서 책을 볼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렇게 되면 저는 문제가 전부 해결되는 것 아닌가 싶은데 이런 간단한 문제를 왜 해결하지 않는지. 왜 그 원인을 국민성에서 찾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워요, 그러니까.

◇ 정관용> 그나마 각 지자체 단위별로 공공도서관운동들이 지금 확산되고 있는 조짐은 보이잖아요.

◆ 이택광> 그렇죠. 그런 운동을 하시는 분도 많이 있고요. 사실 또 이런 데 요구도 많이 있습니다. 말씀하셨던 것처럼 그런 도서관 운동들이 일어났던 것도 2000년대 초반입니다. 그런 움직임들이 많이 있었고요. 지금도 물론 각 구립도서관들이 굉장히 많이 있고 거기에서 책을 빌려보시기도 하고 합니다. 시립도서관 같은 것도 다 갖춰져 있고. 그런데 저는 지금 있는 수준보다 더 확대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들죠.

◇ 정관용> 그리고 도서관이 있으면 책을 안 사더라도 시간 날 때 가서 보면 된다라고 하셨습니다마는 현대인들이 시간이 안 나잖아요. 그건 어떻게 합니까?

◆ 이택광> 그것도 책 읽는 사람을 찾아가는 도서관을 만들면 돼요. 과거에 가만히 생각해 보시면 많이 있었어요. 마을문고가 있었고요, 마을문고가. 그리고 심지어는 버스에다가 책을 싣고 와서 책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을 아파트 단지 같은 데에 와서 주말 같은 때는 책을 이렇게 빌려서 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행사를 했어요. 최근 이런 행사는 많이 사라졌죠. 그러니까 그래서 그런 걸 생각해 본다면 왜 독서를 하지 않게 됐는가. 독서가 정말 그렇게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면, 그렇죠? 저는 그런 일들에 당연히 공적인 자금을 투입해야 하고 우리 세금을 그런 데 써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 정관용> 당연하죠.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이런 것도 공약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택광> 이런 피부에 좀 와닿는 이런 것들을 했으면 좋겠어요.

◆ 이택광> 그렇죠. 그리고 본인들 독서목록도 좀 공개해 주시고 그러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실제로 독서량이 많은 나라들이 국가 경쟁력이 높다, 이런 결과도 나온 바가 있지 않습니까?

◆ 이택광> 맞습니다. 뇌과학적으로 보더라도 독서를 하는 행위가 훨씬 TV를 보는 것보다 뇌세포를 발달시키죠. 치매를 예방하는 데는 독서가 가장 좋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리 책을 안 읽는다. 그러다 보니까 출판사도 변화해서 이제는 그냥 예쁜책, 가지고 다니는 책 이런 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게 아니라 좋은 책을 많이 읽게 하려면 결국은 공공이 역할을 해야 한다? 그 말씀이죠?

◆ 이택광> 도서관을 만들자는.

◇ 정관용> 도서관을 만들자, 거기에 예산을 투입하자. 오늘 여기까지 합시다. 문화비평가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였어요.

◆ 이택광>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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