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은 없었다' 27년 전과는 달랐던 평양 분위기

'2018 여자아시안컵' 예선전을 앞둔 윤덕여 감독과 선수들이 3일 오후 북한 평양 순안공항으로 입국, 게이트를 통과하고 있다. (평양(북한)=사진공동취재단)
"당시에는 북한에서 선수들 모두 무동을 태우고 청사로 이동했었는데…."

여자 축구대표팀 윤덕여 감독은 현역 시절이었던 27년 전 1990년 남북 통일 축구대회 출전을 위해 평양을 찾았다. 통일 축구대회라는 명칭처럼 당시 분위기는 좋았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수천명의 환영 인파가 한국 대표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윤덕여 감독은 "당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북한 측에서 선수들을 모두 무동을 태우고 청사로 이동했다"면서 "거리에는 도열한 채 술을 흔드는 평양 시민들로 가득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27년 만에 다시 찾은 평양의 분위기는 달랐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2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해 3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27년 전과 달리 한국 대표팀을 맞이한 것은 북한 측 연락관 2명이 전부였다. 최근 남북 관계 탓인지 공항 대기실에서 환영 행사는 없었다. 공항 대기실에 있던 100여명 평양 시민들은 그저 한국 대표팀을 신기하게 바라보기만 했다.

2018 AFC 여자아시안컵 예선에 참가하는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일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해 기념촬영을 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평양(북한)=사진공동취재단)
이어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에서 나왔다는 관계자 10여명이 선수단과 취재진의 호텔 이동을 도왔다.

오히려 평양에 특파원이 있는 오스트리아와 중국 방송사들이 한국 선수단의 평양 입성 장면을 촬영했다. 윤덕여 감독은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치와 스포츠는 다른 문제다. 경기를 잘 치를 생각을 하고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한편 선수단과 취재진은 북한 측이 준비한 차량을 통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교통안전'이라고 적힌 승용차가 선수단과 취재진의 버스를 에스코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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