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안희정~"
"적폐청산 이·재·명!"
"최성, 최성!"
3일 더불어민주당 네 번째 순회경선인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이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야구 팬들이 아닌 민주당 경선 후보 지지자들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지지자들은 호루라기와 부부젤라, 막대풍선, 가발 등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입구부터 무리 지어 응원전을 펼치며 기세 싸움을 펼쳤다.
1만 5천석 규모의 스카이돔 내부는 각 후보를 상징하는 3색(문재인-파랑, 안희정-노랑, 이재명-주황, 최성-파랑) 물결로 나뉘었다.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자들은 각각 4천여명,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자들은 2800여명(이상 캠프 측 주장)이 모인 가운데 각 캠프에서 준비한 대형 현수막도 눈길을 끌었다.
문 전 대표는 "다른 당 후보들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며 "하루빨리 경선을 끝내고, 하루빨리 판세를 굳혀야 한다. 오늘 확정해주십시오. 문재인으로 결정해주십시오"라고 외쳤다.
문 전 대표는 또 다른 후보들을 '동지'로 칭하면서 이름을 각각 호명한 뒤 청중에게 박수를 부탁하기도 했다. 경선 과정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 데 대해 화해의 손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평소보다 힘 있는 목소리로 연설을 이어가던 문 전 대표는 제한된 연설시간(12분)을 넘기자 중간에 마이크가 꺼지는 일도 있었다. 아쉬운 듯 살짝 표정을 찡그린 문 전 대표는 손을 흔들며 무대를 내려왔다.
이어 안 지사가 두 번째 연설자로 무대에 올랐다. 영남권 순회투표 때 쉬었던 목소리는 많이 회복됐다.
안 지사는 이날도 분열과 정쟁의 정치를 끝내고 통합과 협치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다시 한 번 대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지사는 "네편 내편 가르는 정당정치가 아니라 민주적 정당정치를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의회는 더 이상 발목잡기,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지 않을 것이다. 협치와 대연정을 통해 시대의 개혁과제들을 신속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아무도 가지 않은 대화와 타협의 새로운 길을 걸어왔다"면서 자신을 통합과 협치의 적임자로 내세웠다.
이 시장은 이날이 사실상 마지막 경선임을 인정하며 그동안 응원해준 민주당원과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시장은 "오늘로 사실상 경선이 끝난다"며 "유산도, 세력도 없는 제게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준 국민, 대의원 당원 동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끝은 새로운 시작이고,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이라면서 "함께 잘사는 나라, 공정한 기회를 누리는 '대동사회'의 꿈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
마지막 연설자로 무대에 올라온 최성 고양시장은 낮은 지지율로 주목받지 못한 채 정치적 공세에 시달렸던 설움을 토로하면서 지지자들에게는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최 시장은 "사실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다른 멋진 후보들과 경쟁하고 싶었다"며 "국민과 당원 동지의 뜨거운 격려와 성원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끝으로 아내와 가족에게 표현할 수 없는 미안함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투표는 오후 5시 29분에 마감된다. 결과는 예정된 시간보다 늦은 오후 7시 30분쯤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