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외국인은 자신이 올린 글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이후 경찰서장이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는 글을 다시 올리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한국거주) 외국인들에게 알림, 경찰 체포를 대비할 것을 경고함'으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콜롬비아인 M(43) 씨가 적은 이글은 하루 전 A 씨가 겪은 인종차별과 경찰의 부적절한 대응을 지적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M 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30일 오후 부산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비롯됐다.
M 씨 부부는 주차장에서 뛰어가다가 차에 치일뻔한 아이를 보고 조심하라는 뜻에서 소리를 질렀는데, 아이의 할아버지 A(62) 씨와 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아이에게 왜 소리를 치냐'고 따지던 A 씨는 '왜 너희가 우리에게 신경을 쓰느냐'에 이어 욕설까지했다고 M 씨는 주장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이후에도 A 씨는 계속해서 인종차별적인 말을 하며 M 씨의 나라가 잘 살지 못하는 곳이라고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이같은 발언은 파출소에서까지 이어졌지만, 경찰은 사실상 제지를 하지 않았다고 M 씨는 지적했다.
M 씨는 페이스북에 "한국인과의 대립을 피하세요. 절대 타인의 삶에 개입하지 마세요. 타인을 도와주려고도 하지 마세요"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M 씨가 올린 이같은 글은 2천200개가 넘는 '좋아요'와 SNS 1700여 차례 공유가 되는 등 주목을 받았다.
경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하자 M 씨는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한 번 관련 글을 올리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M 씨는 글을 통해 "이후 경찰서 서장이 개인적으로 전화를 해 자세한 상황을 상의했다"며 "직원을 대신해 사과하는 등 일을 넘어서서 우리를 이해해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와 제 아내는 경찰서장의 이 같은 관심에 대단히 감사하고 있다"며 "많은분들이 경찰의 더 큰 처벌 가능성에 저를 걱정해줬지만, 서장은 오히려 불만을 경청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입증해줬다"고 덧붙였다.
M 씨는 "수백명의 한국인들이 코멘트를 달아 주고 한국인이 인종차별 주의나 외국인혐오를 가진 것이 아니라고 말해줬다"며 "이 젊은 세대는 여린 마음으로 다문화 공동체를 포용하고 한국의 이미지 변화를 돕고 싶어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M 씨는 끝으로 "모든 나라에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있다"며 "하지만, 경찰서장이 보여준 모습과 같은 노력이 있다면 외국인들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더이상 두렵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당 경찰서 관계자는 "언어와 문화 차이로 오해가 발생했다"며 "당사자들의 오해가 풀어진 듯해 다행이며 앞으로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에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