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선원 가족들은 선사의 늑장 보고 탓에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오열하고 있다.
스텔라 데이지호의 선사 '폴라리스 시핑'은 2일 오후, 부산 중구 중앙동에 마련한 비상대책 상황실에서 선원 가족 30여명을 대상으로 화물선 사고와 수색 상황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선사 측이 밝힌 사고·구조 진행 상황 보고서와 실종 선원 가족 측에 따르면, 선사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0분쯤 남대서양 해역을 항해하던 스텔라 데이지호로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침수 관련 신고를 최초로 보고받았다.
'선체 일부가 침수되고 급격히 왼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내용의 카톡 메시지가 부산 해사본부에 전달된 뒤 곧바로 통신은 두절됐다. 이어 5분 뒤 해당 화물선에서 조난신호(EPIRB)가 발신됐다.
문제는 선사 측이 사고가 발생한 뒤 12시간이 지난 다음날 1일 오전 11시 6분쯤 해경에 사고 보고서를 발송했다는 점이다.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11시 29분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이를 두고 실종 선원 가족 A씨는 "이미 골든타임인 12시간이 다 지난 뒤에야 정부 채널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라면서 "정부와 선사가 동시에 수색작업을 펼칠 수 있는 골든타임이 그렇게 허망하게 지나갔다"고 선사의 대응을 질타했다.
선원 가족 B씨는 "선사가 사고를 인지한 시간은 한국시각으로 늦은 밤이었지만, 현지 시각으로 오후 1시 20분인 대낮이었다"면서 "바로 정부 채널을 통해 수색이 용이한 대낮에 구조작업을 펼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 선원 가족, "선사 측 가족에 축소 보고, 노후화된 선박 연령도 사고 원인"
사고 소식을 처음 가족에 알리면서 상황을 축소해서 보고했다는 불만도 이어졌다.
한 선원가족은 "사고 발생 16시간 뒤에 가족들에게 소식을 알리면서 단순 '침수'라고 설명했다"면서 "그 전화를 받았을 때 아들이 탄 배는 이미 침몰 상태였지만,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선원 가족들은 또 사고 선박이 선령이 25년이나 된 노후화된 배로 유조선에서 화물선으로 바뀐 경위를 따져 물으며, 선박 노후화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20분쯤 우루과이 인근 해역을 항해하던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는 카톡으로 부산 해사본부에 선박 침수 사실을 알린 뒤 연락이 두절됐다.
당시 배에는 한국인 8명과 필리핀인 16명 등 모두 24명이 타고 있었고, 현재 필리핀 선원 2명만이 구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