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절단'에 '고아행세'까지…각양각색 병역범죄 철퇴

멀미예방약 눈에 비벼 '동공이상', 지점토 허벅지에 발라 '몸무게 늘리기'

(사진=자료사진)
병무청이 2012년 4월 특별사법경찰관(이하 특사경) 제도를 도입한 후 현재까지 총 212건의 병역범죄를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병무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 등에 따르면 2012년 9건을 비롯해 2013년 45건, 2014년 43건, 2015년 47건, 2016년 54건 등의 병역범죄가 적발됐으며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말까지 14건의 범죄가 드러났다.

병역 범죄 유형을 보면 고의 문신이 52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신질환 위장 51건, 고의 체중 증·감량 47건, 안과 질환 위장 22건 등이다.

학력 허위기재와 어깨탈구 위장, 고아 위장 등의 회피 행위도 밝혀졌다.

황당한 병역범죄 사례도 많았다.

병역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 판정을 받은 김 모 씨는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작두로 손가락을 절단해 보충역 처분을 받았다가 특사경의 수사로 적발됐다.

현역 입영에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 김 씨는 인터넷 홈쇼핑을 통해 칼날 길이 23.5㎝의 작두를 산 후 오른손 다섯 번째 손가락 일부를 잘랐다.

그는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아 병역 재신체검사를 받았다.

"참치 캔을 따다가 손가락이 절단됐다"고 병역판정전담 의사에게 거짓 진술했다가 이를 수상하게 여긴 의사가 병무청에 수사를 의뢰, 특사경의 수사로 범행이 들통났다.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역 입대를 피하고자 고아로 아동보육시설에서 생활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제출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보육원 등 아동양육시설에서 일정 기간 거주하면 제2국민역 판정을 받도록 한 병역법의 허점을 노린 새로운 병역 회피 수법이었다.


병역판정검사 통지서를 받은 조 모 씨는 할머니가 일하던 보육원의 직원에게 부탁해 자신이 18세가 되기 전까지 11년 4개월간 아동양육시설에 거주했다는 허위 사실을 기록한 병역복무변경·면제 신청서를 냈다.

제2국민역 처분을 받았지만, 특사경의 수사로 실제 보육원에 거주하지 않고 주소만 올려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조 씨는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병역판정검사를 다시 받아 현역 입영대상자가 됐다.

보육원 직원도 처벌됐는데 특사경이 병역회피 조력자를 공범으로 적발한 첫 사건으로 기록됐다.

미국에서 대학을 마치고도 중학교 퇴학이라고 학력을 속여 병역면제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문 모 씨는 미국의 학제가 복잡하고 졸업 여부를 확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착각, 병역판정신체검사를 받을 때 "가족 문제로 중학교를 중퇴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았다"고 속였다.

어머니와 친구로부터 자신이 중학교를 나오지 않았다는 허위 진술서를 받아내 병무청에 제출해 제2국민역 처분을 받았다.

문 씨는 미국에 있을 때 친구로부터 '한국말을 잘 못 하고 문화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입대하면 군 생활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학력을 속여 병역을 감면받으려는 마음을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병무청은 전했다.

귀밑에 붙이는 멀미 예방약을 눈에 대고 비비면 동공이 일시적으로 커지는 점을 이용해 병역판정검사에서 동공운동 장애가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병역을 감면받은 사례도 있었다.

특사경은 멀미 예방약과 동공 확대 효과에 관한 연구논문을 분석하는 등 18개월에 걸쳐 조사한 끝에 범죄를 적발했다.

체중을 늘려 보충역 판정을 받고자 약 2㎏에 달하는 지점토를 허벅지에 얇게 바르고 압박붕대로 감아 병역판정검사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병무청은 "병역범죄 기소율은 64.2%로, 일반 경찰에 의한 일반범죄 기소율 39.4%(2012~2014년 평균·법무부 범죄백서 기준)보다 높다"면서 "이는 특사경이 수사 역량을 제고하고, 병역회피 범죄 혐의 입증을 위한 체계적인 증거 수집 등 면밀한 분석과 병역회피 혐의 입증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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