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가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이후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 100% 발부될 것"이라고 자신했을 만큼,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수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 우병우, 최순실 국정농단 배후 의혹…세월호 수사 외압도
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근 차정현 특별감찰관 대행을 조사하며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차 대행을 상대로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과 특검에서 확보한 우 전 수석 진술의 신빙성을 집중 확인했다.
특히 우 전 수석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게 "좌시하지 않겠다"고 위협한 의혹 등 자신에 대한 특별감찰관의 감찰조사를 방해했는지 여부도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은 지인의 청탁을 받아 2015년 11월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특감반)에게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무원 2명에 대한 ‘표적수사’를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문체부 공무원들은 구두 주의와 주의 조치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특감반이 문체부 감사담당관에 대한 ‘이중 감찰’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씨의 레저사업 추진을 돕기 위해 또다른 문체부 소속 공무원들에게 "대한레저스포츠회에 지급되는 보조금 20억원을 회수하라"고 지시하고, 이를 따르지 않은 공무원들을 좌천시켰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이 이백순 전 주미얀마 대사를 경질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정황도 검찰은 포착했다. 최씨가 유재경씨를 대사로 임명해 미얀마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서 이권 챙기는데 배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청와대가 결정한 중국 관광객 단체비자 수수료 면제 연장에 대해 외교부가 '앞으로 결정에 앞서 미리 협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자, 이를 '항명'으로 판단해 관련 외교부 공무원들을 좌천성 인사조치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세월호 수사팀인 광주지검의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시 수사팀장이던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검사 등 관련자들의 진술서를 받았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윤 차장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수사에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최씨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을 앞세워 스포츠토토 사업 이권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이 스포츠토토 사업권자인 '케이토토'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 같은 혐의 전반을 수사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 직권남용 수사 안 하면 '봐주기 논란'…구속 불가피
검찰 내부에서는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 횡령 ▲불법 자문료 ▲아들 '꽃보직' 병역 특혜 등 개인 비리만으로 구속이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부장검사는 "현재 언론에 보도된 개인 비리들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어렵다"며 "법리적으로 불법성을 인정할 만한 사유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같은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성과가 미진할 경우 '봐주기식 수사'를 했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 전 수석에 대한 특검 수사의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검찰이 피하고 싶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과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에 대한 거센 여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여부에 검찰 조직의 존폐가 달렸다는 분석이다.
한 변호사는 "촛불혁명을 만들어 낸 온 국민이 검찰 수사결과에 주목하고 있다"며 "검찰이 우 전 수석을 무조건 구속 수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