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은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3-0(26-24 30-28 25-19)으로 승리했다.
1차전을 지고도 2차전을 가져왔던 현대캐피탈은 다시 한번 3차전 패배를 4차전에서 갚았다. 끈질긴 생명력으로 2006~2007시즌 이후 처음으로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할 기회를 잡았다.
사실 현대캐피탈은 2006~2007시즌 이후 2007~2008시즌과 2008~2009시즌, 2009~2010시즌, 2013~2014시즌, 2015~2016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매번 눈물을 쏟았다. V-리그 통산 챔피언결정전에서만 6차례나 준우승한 불운의 팀이 바로 현대캐피탈이다.
하지만 이 많은 아픔은 분명 현대캐피탈을 위기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만들었다. 특히 지난 시즌 과감한 변화를 통해 정규리그 18연승의 대기록을 달성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던 아픔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을 더욱 단단하게 했다.
경기 후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선수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고 할 정도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신나게 잘 뛰어다녔다. 이럴 때 즐기는 것이 진짜 즐길 줄 아는 것인데 아무래도 작년의 경험이 도움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V-리그 남자부에서 가장 많이 챔피언결정전 문턱에서 미끄러진 경험은 최태웅 감독조차 부담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달랐다.
“사실 (우승 부담에) 쫓기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놓은 최태웅 감독은 “내 욕심, 그리고 우승에 대한 욕심 때문에 선수들을 궁지에 몰아넣듯이 하고 싶진 않다”며 선수들이 최대한 즐거운 분위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두겠다는 자신의 철학을 분명히 했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도 이날 코트에서 안정적인 볼 배급을 책임진 세터 노재욱 역시 “작년에 호되게 당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면서 “작년에는 무너진 나 자신이 한심했다. 한 단계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다시는 작년 같은 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