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조나 버거는 펜실베이니아대의 와튼스쿨에서 교수로 일하면서 수백 번의 실험, 수천 번의 비교 분석, 그리고 수백만 건의 구매 기록 조사를 통해 우리 삶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 있음을 간파한다. 그는 이를 통해 우리의 행동에 작용하는 단순하면서도 미묘하고, 때로는 놀라운 타인의 영향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언제 다수의 의견을 따라야 하고 언제 자신의 의견을 고수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우리의 영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궁극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어떻게 우리 삶이나 마케팅에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명쾌하게 안내한다.
타인은 미처 의식할 겨를도 없이 우리의 행동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투표를 하면 같이 투표를 하고, 다른 사람이 먹으면 덩달아서 많이 먹고, 최근에 이웃이 그랬듯 새 차를 산다. 사회적 영향력은 사람들이 구매하는 상품, 의료보험 선택, 학교 성적, 그리고 직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은퇴를 대비해 저축을 할지 주식 투자를 할지에 대한 선택, 기부금 내기, 조합 가입, 에너지 절약, 그리고 새로운 혁신안 도입 등에도 작용한다. 심지어 범죄 가담이나 직업만족도 평가에도 사회적 영향력이 작용한다.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의 99.9퍼센트는 타인에 의해 이뤄진다. 타인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결정이나 행동은 찾기 힘들다. 사실, 삶의 거의 모든 부분을 통틀어 우리가 사회적 영향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영역은 딱 하나뿐이다. 바로 우리 자신이다. _8쪽
조나 버거는 남을 모방하기도, 남과는 차별되고자 하기도, 때로는 비슷하지만 다르게 행동하기도 하는 인간의 행동 양상을 다양한 사례로 소개한다. 왜 더 자주 본 사람이 더 매력적인지, 결혼한 사람들은 왜 더 닮아 보이는지, 좋은 협상가가 되려면 왜 남을 따라해야 하는지 등을 살펴 인간의 모방 습성을 짚는다. 또 왜 다른 사람이 선택한 메뉴를 피해서 주문하는지, 왜 값비싼 제품일수록 브랜드 로고가 작게 들어가는지, 왜 성공한 운동선수들에게는 대부분 손위 형제가 있는지 등으로 무엇이 차별화로 이끄는지 살핀다. 다른 사람과 똑같아지는 것도, 달라지는 것도 원치 않는 사람들의 미묘한 심리를 분석해 어떻게 자기 자신 혹은 어떤 상품을 최적으로 다른 것과 구분할 수 있을지 제시한다.
저자는 엄청나게 흥행한 상품(혹은 인물)이 생각보다 무작위로, 우연히 성공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출판사에서 여러 차례 거절당한 뒤 가까스로 출간돼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흥행한다. 하지만 이런 흥행이 단순히 '해리 포터' 시리즈가 다른 경쟁작보다 더 뛰어나서였을까? 롤링은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필명으로 '쿠쿠스 롤링'을 출간하며 본의 아니게 이러한 의문을 실험한다. '쿠쿠스 롤링'을 읽은 독자들은 호평을 보냈으나 이 책은 고작 몇천 권이 팔릴 정도로 흥행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의 진짜 작가가 롤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이내 수십 만 부가 팔려나간다. 롤링의 이름이 붙지 않았을 때 '쿠쿠스 롤링'은 대중의 관심을 놓고 경쟁하는 수천 권의 잘 쓰인 추리소설 중 하나였으나 롤링이라는 이름이 붙자 잠재적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다른 사람이 무언가를 좋아한다거나 많은 사람이 어떤 상품을 구매했다면 우리는 분명 그게 좋은 것이라며 그 선택을 신뢰한다. 타인을 따라하는 경향 때문에 한 사람의 선택은 수천 명의 선택으로 이어지고, 이 격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
우리는 모두와 똑같아지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르고 개성 넘치고자 한다. 비슷해지고 싶으면서도 다르고 싶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싶지만 특별해지고도 싶다. 이 두 가지 동기는 서로 상반되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상반된 욕구를 충족하며 살아간다. 조나 버거는 왜 기본 디자인에 가까운 외관의 자동차가 더 잘 팔리는지, 미국 30대 대통령과 수탉이 무슨 관계인지, 피카소의 작품을 몇 번 접하고 나면 칸딘스키의 작품이 왜 훨씬 만족스럽게 느껴지는지 등을 살핌으로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의 갈등과 남들과 적당한 차이를 유지하며 행동하는 것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짚어간다.
다른 사람의 존재는 우리가 내리는 판단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동기부여를 해주기도 한다. 조나 버거는 왜 달리기를 할 때는 다른 사람이 함께 뛰면 더 빨라지지만, 평행주차를 할 때는 다른 사람이 있으면 더 방해가 되는지, 왜 하프타임까지 지고 있던 프로농구팀이 이길 확률이 더 높은지 등으로 사회적 영향력이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느냐에 집중한다. 우리가 볼 수 없다고 해서 사회적 영향력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며 쉽사리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영향력을 선택함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조나 버거 지음 | 김보미 옮김 | 문학동네 | 328쪽 | 16,500원
저자인 키움증권 홍춘욱 박사는 한국 자산시장의 여력, 인구 동학, 정책 측면 등을 차분하게 분석해 제시한다. 저금리 시대에도 가능한 복리투자의 방법, 자산시장의 상관관계를 고려해 위험을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투자의 요령 등을 안내한다. 특히 투자자 성향과 자산 상태를 고려해 공략 가능한 상품과 투자 방법, 고배당주와 미국 리츠(REITs) 상품의 특성까지 상세히 설명해 큰 흐름을 읽고 이를 투자에 활용하는 방법을 충실하게 담았다.
종합적으로 이 책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는 동시에, 흥망성쇠를 겪은 각 경제 단위 안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한국 자산시장은 어떻게 형성되었고 세계의 다른 경제와 무엇이 다른지, 한국의 인구 특성과 자산시장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종합했을 때 투자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시한다.
홍춘욱 지음 | 에프엔미디어 | 324쪽 | 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