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단·독자, 독특함에 매혹"…"제목과 다른 폭력성에 당혹스러워하기도"
작년 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 받은 한강의 중편소설 '채식주의자'가 터키 서점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터키 출판사 아프릴은 소설 채식주의자의 터키어 번역판 '베제타리엔'(Vejetaryen, 번역: 괵셀 튀르쾨쥐)이 1월 출간한 이래 약 6천부가 판매됐다고 1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 출판사의 젬 툰체르 편집자는 "터키 서점가에서 번역 문학으로서 이 정도 판매량은 상당히 좋은 성적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터키에서 출간된 한국 소설로는 최고 성적이라고 툰체르 편집자는 설명했다.
출간된 지 세 달째인데도 온라인 서점의 문학서적 베스트셀러 명단에서 여전히 채식주의자를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말 현재 온라인 서점 '판도라'에선 채식주의자가 문학분야 베스트셀러 8위에 올라 있다.
시중 서점에서는 주요 구획에 채식주의자가 진열된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스탄불 시슐리구(區)에서 '노스탈지 키타프&카흐웨'라는 소규모 서점카페를 운영하는 쉬하 하만즈 씨는 "두 달간 서른권 가량이 팔렸다"면서 "독특한 내용에 많은 독자가 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툰체르 편집자는 채식주의자에 관한 평단의 반응과 독자의 반응이 서로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단은 호평 일색"이라면서 "일부 평론가는 소설에서 터키와 한국의 가족주의가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반면에 채식주의를 주제로 한 한국 소설로 알고 선택한 독자들 가운데 다수는 책의 폭력성에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터키에서 한국 문화는 드라마와 팝음악 등 가볍고 경쾌한 대중문화의 이미지로 주로 알려졌다.
툰체르 편집자는 "전부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다양한 반응이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채식주의자에 대한 터키 독자의 반응은 우리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라면서 "새로운 한국 소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