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근로자에서 밀려난 상당수 자영업자들, 사실상 반실업 상태
- 경기침체 속에서 부채의 상당 부분, 생활자금으로 쓰이는 것으로 추정
- 고용 확대와 재정 지원으로 부채 상환부담 줄이고 가처분 소득 늘려야
- 현 상태에서 금리 인상은 경기침체 가속화할 수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3월 31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성태윤 교수(연세대 경제학과)
◇ 정관용> 가계부채, 너무나 빨리 늘어나고 또 그 규모도 커져서 터지기 직전의 폭탄이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이번에는 자영업자 대출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다고 그러고요. 대출을 갚느라 생활이 힘든 한계가구가 5가구 중 1가구 꼴이다, 이런 통계조사도 나왔네요.
이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연세대학교 성태윤 교수 연결해 봅니다. 성 교수님, 안녕하세요.
◆ 성태윤>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우리 가계부채 문제가 어느 정도 심각한 건가요?
◆ 성태윤> 상당히 위험한 수준에 도달해 있는데요. 가계비 부담을 주로 나타내는 지표인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가계부채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가계 소득 증가는 상당히 미미해서 가계의 대출 상환 능력이 상당히 떨어지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가처분소득보다 부채가 1.8배나 더 많다, 이거죠?
◆ 성태윤> 그렇습니다. 연간 GDP 총액에 비해서 한 95, 6%로 보통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가처분 소득은 세금이나 다른 지출을 한 다음에 실제로 소비할 수 있는 그런 소득을 말하는데요. 그 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가계부채 규모가 180%에 달한다. 이렇게 보면 되겠습니다.
◇ 정관용> 이 180%라고 하는 게 어느 정도 위험한 건지 다른 나라랑 비교할 수 있을까요?
◆ 성태윤> OECD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과거에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던 그리스나 이런 나라보다도 약간 높은 수치다, 이렇게 보면 되겠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러다 보니까 IMF까지 한국 가계부채를 경고했다면서요?
◆ 성태윤> 일단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IMF에서 이야기한 것은 금융시스템 자체는 회복력이 있기는 하다는 진단을 내렸고요. 그러나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좀 주의깊게 봐야 한다, 이렇게 진단을 내렸다는 것이 정확할 것 같고요.
그러면서 이제 우리나라 부채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특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중장년 퇴직자 같은 분들이 노동시장에서 밀려나고 있기 때문에 이분들이 임금근로자였다가 자영업자로 진출하면서 대출증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고요.
또 주택대출 가운데 거치형으로 만기에 일시 상환하는 대출들이 있는데, 이 부분이 금리가 오르게 되면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는, 그런 상당한 취약성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비 은행권의 대출이 지금 최근에 많이 늘고 있거든요. 그 부분에 대한 지적도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정관용> 하나하나 짚어보죠. 방금 언급하신 것처럼, 퇴직자들이 자영업으로 나가면서 자영업자 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지금 500조 원을 넘어섰다면서요?
◆ 성태윤> 그렇습니다. 가계대출과 사실상 유사한 개인사업자 대출이 있는데요. 이 부분이 상당히 증가해 있다고 보여집니다.
특히 자영업자 분들은 투자자금과 생계자금의 구분이 어려워 보이고 특히 임금근로자에서 밀려난 다음에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사실상 반실업 상태에 있다고 보이기 때문에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이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분들의 생활자금으로 쓰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문제는 여러 곳에서 대출받는, 흔히 ‘다중 채무자’라고 불리는 분들인데요. 이런 분들의 숫자도 꽤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저금리를 활용한 새로운 투자 목적이라기보다는 빈곤계층을 중심으로 해서 생활자금 용도로 쓰이는 자금이 늘어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는 금리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대출이 늘어나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자영업자들이 예를 들어서 식당 같은 것 차리려고 돈을 빌려서 하는 그런 비중도 있을 것이고요.
◆ 성태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것도 아니고 생활자금이 없어서 빚을 내서 생활을 한다?
◆ 성태윤>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용도가 아니라고 하면 빌리기 어려울 정도의 고금리 자금들도 대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들은 아마도 상당히 생계형태의 자금일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 상태라고 생각됩니다.
◇ 정관용> 그래요. 자영업도 창업하고서 망하는 비율이 워낙 높기 때문에 결국은 수익이 없으니까 그 빚을 갚을 역량이 없어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 성태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게다가 생활자금으로 빚을 낸다는 건 그야말로 갚을 가능성이 없어지는 거 아닌가요?
◆ 성태윤> 그렇습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금융회사 빚을 거의 갚기 어렵다고 보이는 한계가구가 대개 한 5가구 중의 1가구 정도는 되지 않나 추측이 됩니다. 물론 이제 추정하는 방식에 따라서 또 추정기관에 따라서 좀 다르기는 한데, 대체적으로 지금 부채를 가지고 있는 한 1000만 가구 가운데 한 200만 가구 정도는 한계 상황에 몰려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 정관용> 200만 가구, 이거 대단한 거죠?
◆ 성태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게다가 이제 미국이 지금 금리를 올리고 있어서 우리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까?
◆ 성태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되면 200만 가구를 더 넘어서지 않을까요? 한계가구가.
◆ 성태윤> 현재 문제는 말씀하신 것처럼 금리를 만약에 올리게 되는 경우에, 경기침체가 계속 지속되면서 금리는 또 올라가는 셈인데요.
미국의 경우에는 사실 경기가 회복되어서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서 금리를 올리는 건데 우리가 이제 따라서 금리를 올리게 되면 우리는 경기침체는 계속 되고 있는데 금리만 올라가는 것이 되기 때문에 금리부담이 증가하면서 그 자체가 자영업자나 어려운 분들의 삶을 상당히 피폐하게 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전반적인 중산층을 비롯한 위기 계층들도 소비 지출이 줄면서 이분들의 소비지출이 감소하면서 다시 영세 자영업자나 저소득층도 더 어렵게 만드는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될 위험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그렇게 돼서 한계가구들이 다들 빚 못 갚고 파산하고 그러면 금융기관도 위험해지는 겁니까?
◆ 성태윤> 그렇습니다. 이제 금융기관은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이런 형태의 분들은 실제로 원리금 상환능력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니까 원리금 상환능력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경기가 회복되고 있으면 전반적인 가처분소득이 늘어서 다시 원리금 상환을 할 수 있게 되는데, 지금 문제는 경기침체는 지속되는 가운데 만약에 금리가 올라가면 오히려 경기침체를 더 가속화시킬 수도 있거든요. 경기침체는 가속화되는데 원리금 상환부담은 높아지기 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거 그러면.
◆ 성태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전반적인 경제의 내수를 비롯해서 경제 상황을 개선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최근에 늘어났던 가계부채의 대부분이 실제로는 투자형태의 자금이었다기보다는 경기침체 지속 가운데 많이 늘어났거든요. 결국은 어떻게 하면 내수시장을 확대시키고 또 전반적으로 기업들도 외국으로 떠나지 않게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추가적인 고용을 확대시켜서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이러한 방향으로의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할 것 같고요.
특히 원리금 상환금이 높아지면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그러한 저소득층과 고위험 계층들은 실제로는 금융 문제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재정적인 지원을 통해서 이러한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여지고요.
또 한 가지는 자영업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임금근로자 가운데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은 실제로는 생활이 유지될 수 있는 형태의 실업급여를 통해서 무리한 자영업 창업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정관용> 이거 뭐 한두 가지 가지고 되는 게 아니군요.
◆ 성태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경제 전체를 살리는 그런 정책 아니고서는 안 되는 거군요.
◆ 성태윤> 그렇습니다. 전체적으로 경제 전체를 살리기 위한 노력과 함께 또 이제 전반적인 금융 건전성을 강화하는 노력 그리고 그 가운데 여러 가지 재정지출과 관련된 노력,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우선 그래도 부채 규모가 늘어나지 않도록 대출조건을 조금 더 까다롭게 하거나 이런 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되면 생활자금 필요하신 분들은 정말 더욱 문제가 되나요?
◆ 성태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미국이 금리를 올렸다고 해서 우리도 바로 이걸 따라 올리게 되면 문제가 원리금 상환부담이 높아진 분들이 상당히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부채를 구조조정하는 것이 사실은 필요합니다.
그래서 매우 높은 형태의 이자에 노출된 분들은 실제로는 다시 갚기가 어려운 분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은 재정자금을 투입해서라도 금리가 좀 낮은 형태로 또 원리금 상환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매우 신중하게 검토를 해야 될 것 같고요.
또 경기침체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 역시 매우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정관용> 그리고 언급하신 것처럼 금리인상은 신중해야 되겠군요.
◆ 성태윤>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정말 뾰족한 수가 아니라 한 30가지 이상의 정책을 다 써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점점 더 답답해지는데. 그래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거죠.
◆ 성태윤> 네, 그렇습니다. 결국 생각해 보시면 2008년도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어떻게 보면 상당히 큰 어려움에 처해 있었는데, 효과적인 정책을 통해서 이걸 빠져나왔고요. 오히려 이제는 경기가 과열될까 봐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을 생각을 해 보면 결국은 어떻게 정책적인 조합을 통해서 이를 극복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빨리 대선 치르고 새로운 정부가 정말 전력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성태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성태윤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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