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야구팬 외에도 넥센의 선발 투수 앤디 밴헤켄 역시 돔구장을 상당히 좋아하는 모양새다. 그의 성적이 이를 대변해준다.
밴헤켄은 지난해 고척돔에서 극강의 포스를 자랑했다. 정규시즌에 총 4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25이닝을 소화하면서 29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내준 홈런은 단 1개에 불과했다. 안방에서 불패신화를 기록한 밴헤켄이다.
장소 외에도 밴헤켄의 승리요소는 하나 더 있다. 바로 LG 트윈스가 그 제물이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는 LG와 상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경기에 등판해 7⅔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넥센의 승리를 이끌었다.
정규시즌 기록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밴헤켄은 당시 LG전 5경기에 나서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89의 기록을 남겼다. 33이닝을 책임지면서 이닝당 1개에 육박하는 3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LG와 고척돔은 밴헤켄의 승리요소로 자리 잡았다.
밴헤켄은 31일 승리요소가 모두 갖춘 경기를 맞이했다. LG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개막전을 고척 스카이돔에서 치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넥센이 LG에 1-2로 패하면서 그간 이어온 무패기록은 이날 결국 막을 내렸다.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밴헤켄은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사실 밴헤켄의 투구는 좋았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실수가 뼈아팠다. 밴헤켄은 3회초 LG의 선두타자 이형종 상대로 1볼-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했지만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1점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허용한 것이다.
하지만 타선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 넥센은 LG(4개)보다 많은 5개의 안타를 때렸지만 집중력 부족으로 1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마지막 기회였던 9회말 공격에서도 대타 허정협이 좌전 안타로 무사 2루 찬스를 만들었지만 끝내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호투를 펼치고도 무패기록을 이어 가지 못한 밴헤켄. 깨져버린 승리공식이 너무나 아쉬운 밴헤켄의 개막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