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은 경험' 삼성 주희정이 보여준 베테랑의 품격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 삼성 주희정(오른쪽). (사진=KBL 제공)
"경험 많은 선수가 단기전에서는 힘이 될 겁니다."

삼성 베테랑 가드 주희정은 올 시즌 평균 9분55초를 뛰는 데 그쳤다. 1997-1998시즌 데뷔 이후 가장 적은 출전시간이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31일 전자랜드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주희정을 선발로 내세웠다. 김태술의 몸 상태 때문이었다. 이상민 감독은 "태술이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계속 체크를 하고 있다. 몸이 되기 전까지는 골고루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주희정의 경험도 선발 출전에 큰 힘이 됐다. 이상민 감독은 "경험 많은 선수가 단기전에서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경험 부족이 걱정이었다. 유도훈 감독은 "정효근과 강상재 등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어리다. 결국 그 선수들이 흔들렸을 때 얼마나 대처가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베테랑의 품격은 여전했다.

주희정은 1쿼터부터 삼성 공격을 지휘했다. 3점슛으로 신호탄을 쏜 뒤 어시스트만 4개를 배달했다. 무엇보다 주희정이 코트에 있을 때 삼성의 장점인 속공이 살아났다. 직접 뛰기도, 또 속공 과정에서 거쳐가는 역할도 완벽했다.

베테랑이 없는 전자랜드는 1쿼터 흔들렸다. 공격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24-12, 삼성의 12점 차 리드로 1쿼터가 끝났다. 이후 단 한 번도 역전되지 않았다.

삼성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홈 경기에서 전자랜드를 89-75로 격파했다. 앞선 총 40번의 6강 플레이오프 가운데 1차전 승리팀이 38번 4강으로 향했다.

전자랜드의 추격도 거셌다. 삼성은 3쿼터 김지완, 강상재, 제임스 켈리의 공격을 막지 못해 53-46까지 쫓겼다.

위기의 순간 다시 베테랑 주희정이 흐름을 끊었다. 주희정은 3쿼터 종료 5분54초전 임동섭에게 패스를 배달했다. 임동섭은 3점슛을 성공시켰고, 흐름은 삼성으로 넘어왔다. 주희정이 벤치로 들어간 뒤 리카르도 라틀리프, 마이클 크레익의 연속 득점이 나오면서 다시 10점 차 이상으로 벌어졌다.

4쿼터 종료 7분52초전. 75-66에서 주희정이 다시 코트를 밟았다.

주희정은 전자랜드의 흐름을 완벽하게 끊어버렸다. 종료 6분59초전 돌파에 이어 골밑의 문태영에게 어시스트를 전달했고, 종료 6분34초전에는 혼전 상황에서 몸을 던져 공을 따낸 뒤 라틀리프에게 속공 패스를 연결시켰다. 스코어는 9점 차에서 다시 79-66, 13점 차로 벌어졌다.

마무리도 주희정의 몫이었다. 83-70으로 앞선 종료 2분51초전 깨끗한 3점슛으로 승리 축포를 쐈다.

출전시간 22분14초에 6점 7어시스트. 주희정이 보여준 베테랑의 품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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