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멀티히트' 이형종…'양파고'의 눈은 정확했다

LG 트윈스 이형종이 3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개막전에서 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이형종을 1번 타자로 기용한 '양파고' 양상문 감독의 실험이 대성공을 거뒀다. 파격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양 감독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리고 이형종은 실력으로 믿음에 보답했다.


LG 트윈스는 3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2-1로 제압하고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선발투수 헨리 소사는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 호투로 넥센 타선을 잠재웠다. 타석에서는 이형종의 활약이 돋보였다.

양 감독은 이날 시범경기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한 이형종을 톱타자로 기용하는 강수를 뒀다. 이유는 충분했다. 이형종은 시범경기 기간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6(26타수 9안타) 3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모창민(NC), 김원석(한화) 등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특히 1번 타순에서 더욱 빛났다. 16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무려 0.438에 달했다. 2개의 홈런과 7타점도 수확했다. 양 감독은 공격의 실마리를 찾아달라는 주문과 함께 이형종에 선발 출전 기회를 줬다.

사실 지난해 성적을 본다면 이형종은 1번 타자에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었다. 제한적인 기회 속에서 1번 타자로 21타석을 소화했지만 안타는 2개에 불과했다. 홈런은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시범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양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형종은 찾아온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이형종의 방망이는 1회초 첫 타석부터 뜨거웠다. 공격의 물꼬를 틀어줄 임무를 맡은 그는 2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넥센 선발 앤디 밴헤켄의 5구째를 공략해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예열을 마친 이형종은 두 번째 타석에서 기어코 일을 냈다. 3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형종은 1볼-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밴헤켄의 137km짜리 직구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LG의 올 시즌 1호이자 개막전이 열린 5개 구장을 통틀어 3번째(1호 KIA 나지완-2호 kt 박경수)로 터진 홈런이었다.

세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이형종은 8회초 선두타자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바뀐 투수 금민철을 상대로 빠른 타구를 날렸지만 공이 투수 글러브로 그대로 빨려 들어가 안타 생산에는 실패했다.

침착한 수비도 박수를 받았다. 이형종은 2회말 수비 때 윤석민의 큼지막한 타구를 발 빠르게 쫓아가 잡아냈다. 선발 소사는 두 팔을 벌려 이형종의 수비에 감사함을 표했다.

이형종의 이날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개막전이 중압감에도 불구하고 제 몫 이상을 해냈다.

첫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양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이형종. 그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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