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충청에 이어 이날 영남권에서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킨 문 전 대표는 누적 합산 득표율도 59.0%로 끌어올리며 결선투표 없는 본선행 티켓에 한발 더 다가섰다.
전국에서 지지받는 첫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신의 다짐을 일단 당 내에서는 실현한 셈이다.
다음달 3일 민주당 전체 선거인단 중 절반 이상이 모여 있는 수도권·강원 순회투표가 남아있지만, 문 전 대표가 세 차례 순회 경선에서 3연승을 거두면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막판 뒤집기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안 지사와 이 시장 캠프에서는 영남권에서 문 전 대표에게 1위 자리를 내주더라도 누적 합산 최대치를 55% 내로 막아 대반전을 도모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영남권에서 당초 기대보다 큰 차이로 진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수도권에서 문 전 대표의 누적 과반을 어떻게든 저지해 결선투표 판을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현재 추세라면 '문재인 대세론'을 깨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또다른 야권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역 경선에서 잇달아 승리하며 대항마로 떠오르고, 또 탈당한 김종인 전 민주당 의원이 당 밖에서 보수중도를 아우르는 비문(비문재인) 통합연대를 구축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당내 '문재인 대세론'이 더욱 공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안 지사의 경우 누적 득표율 2위(22.6%) 자리를 지켰기 때문에, 중도보수 확장력을 최대한 활용해 선거인단을 설득한다면 반전의 모멘텀도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 지사는 영남권 개표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님이 고향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으신 점 축하드린다"며 "하지만 수도권에 60% 이상의 유권자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대반전을 예고했다.
이어 "오늘 한 여론조사가 말해주 듯 문 후보는 불안한 대세"라며 "수도권의 현명한 유권자들이 확실한 승리카드를 선택해주실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결선투표를 통해 기적같은 역전드라마를 써보겠다"고 강조했다.
누적 합산 3위에 머물렀지만 영남권에서는 2위(18.5%)를 차지한 이재명 시장 측은 지난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수도권을 전략적 승부처라고 판단했다.
이 시장 역시 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종합순위 2위를 하는 게 목표였는데 아쉽다"며 "저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에서 (문 후보의) 과반을 저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시장은 "(문 후보의 수도권 득표율을) 45%까지 충분히 내릴 수 있다"며 "호남은 조직이 총동원되는 등 (문 후보가) 그동안 일방적으로 유리한 지역만 거쳤으니까 수도권이야말로 민심이 제대로 반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