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후보는 자신의 표현처럼 '변방'에서 출발해 주류 중심을 향한 끝없는 도전의 삶을 살아왔다.
모래시계 검사, 돈키호테, 저격수와 같은 독한 별명들이 그를 따라다녔지만 주류로 인정받지 못했던 그는 31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득표율 54.15%로 5.9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현대조선소 경비원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과 싸우며 어렵게 사시에 합격했지만 검찰 조직 내에서 독불장군이란 평이 그를 따라다녔다.
1993년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며 6공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원 등 권력 실세를 구속하면서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검찰 내부로까지 칼날을 휘두르면서 배신자라는 낙인도 함께 찍혔다.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홍 지사는 신한국당에 입당해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송파갑에 당선됐다. 이후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거치며 탄탄대로를 걷던 홍 지사는 2015년 '성완종 게이트'가 터지며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되자 홍 지사는 "노상강도를 당한 심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2심에서 '무죄'로 결과가 뒤집혔고, 홍 지사는 대권에 대한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보수 정당 사상 초유의 분당 사태가 벌어지면서 대통령 탄핵으로 대권 구도가 야권으로 기울었지만 특유의 '막말'로 흩어진 보수 지지층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막말에 가까운 거침없는 입담은 양날의 칼이다. 홍 지사는 지난 18일 대선출마 공식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만약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과거에도 홍 지사는 잦은 설화(舌禍)로 여러차례 곤욕을 치렀다. 지난 2011년 이화여대학생들과의 미팅에서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고 해 구설수에 올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를 '아방궁'으로 불러 비난을 받았다.
이에 따라 홍 지사는 중도로의 외연 확장보다는 흩어진 보수를 결집시켜 기반을 탄탄히 하는 데 우선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경선 결과발표 직후 수락 연설에서 "오늘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탄핵은 끝났다"며 "이 탄핵의 원인이 됐던 바른정당 사람들은 이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른정당을 기다려 보수 대통합을 하겠다"며 "그렇게 해서 보수우파의 대통합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