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론 비방의 의도가 짙은 이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을 기초로 한다. 문제의 편지는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대표로 있던 시절 북에 보낸 편지였기 때문이다. '문재인의 편지'가 아니라 '박근혜의 편지'다.
지난달 27일 포착된 이 가짜뉴스의 유포자는 "이유불문 퍼날라주셔요. 참 기가 막힙니다. 이런 작자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겠습니까"라며 "문제인(문재인의 오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북한 김정일 위원에게 보낸 편지 전문입니다"라는 머리말과 함께 편지 전문을 전파하고 있다. "이 편지를 만천하에 알려야해요"라고 거듭 강조한다.
아울러 "위원장님이 약속해주신 사항들은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꾸준히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유럽-코리아재단의 평양사무소 설치가 절실하며 재단관계자들의 평양방문이 자유로와질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등 남북 교류사업에 대한 의지가 피력돼 있다.
특히 "북남이 하나되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도록"이라며 '남북' 대신 북측이 통용하는 '북남'이란 표현도 거리낌없이 사용됐다.
"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2005년 7월 13일"로 끝나는 이 편지는 박 전 대통령의 작품이다. 주간경향은 유럽코리아재단 취재를 거쳐 지난해 12월 편지 원문을 공개한 바 있다. 북측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먼저 보낸 서한 원문도 보도됐다.
편지에 거론된 대로 박 전 대통령은 '3년' 전인 2002년 5월11일 3박4일 일정으로 방북해 김정일과 4시간 비공개 회담을 했다. 북측은 전용기를 보내고, 백화원초대소를 숙소로 제공하는 등 당시 '평의원'이던 박 전 대통령을 칙사대접한 바 있다.
유포자는 편지 마지막 줄에 "남조선에서 문재인 배상"이라고, 원문에 없는 구절을 가필하는 수법으로 가짜뉴스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