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로변에서 승객 때리고 버려 숨지게 한 택시기사…'유기치사죄'

"횡설수설해 때렸다"며 혐의 부인

20대 취객을 무참히 폭행한 뒤 대로변에 두고 가 교통사고로 사망에 이르게 한 택시기사가 '유기치사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은 유기치사·폭행 혐의로 택시기사 이 모(42) 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 1월21일 오전 4시55분쯤 안산시 상록구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A(24) 씨를 10여 분간 10여 차례 폭행한 뒤 도로변에 두고 현장을 떠났고 뒤이은 교통사고로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 씨에게 폭행을 당하고 대로변에 남겨지자 다른 택시를 다시 잡으려 도로로 나왔다 3대의 차량에 잇따라 치여 숨졌다.

이씨는 앞서 경찰 조사에서 "A 씨가 횡설수설해 때렸다"며 폭행혐의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A 씨를 도로에 두고 간 것이 사망과 연관이 있을지 예상치 못했다"며 유기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지난 1월 23일 입건한 이 씨에 대해 A 씨를 두고 간 부분이 사망과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는지 수사력을 집중했다.

그동안 사고가 난 장소가 동일한 시간대에 택시를 잡을 수 있는 곳인지, 인적이 많은 곳인지, 다른 교통수단이 있었는지 등 유기치사 혐의를 입증할 정황상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 택시기사가 승객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고 가 A 씨가 사망에 이르렀다 판단해 유기치사죄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도 만취한 승객에게 휴대전화를 빼앗아 집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는 피해자가 택시를 잡기 위해 사고 위험이 큰 도로에 서 있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등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유기치사죄를 적용했다.

한편, 수사 초기 경찰에 통보된 부검 소견 상 직접 사인은 비장 파열로 추정됐으나 정확한 부검 결과는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이에 따라 최종 감정결과가 나오는 대로 직접 차로 친 차량 운전자들에 대한 신병처리 문제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A 씨를 처음 차로 친 뒤 사고 사실을 신고한 운전자 노 모(50) 씨는 교통사고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A 씨를 잇달아 친 뒤 도주한 조 모(56) 씨와 정 모(51) 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도주차량) 위반 혐의로 각각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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