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형편에 나누는 즐거움 더 커요" 임대아파트 꽃 분양 '눈길'

임대아파트 주민들, 6년째 꽃 모종 나눔 행사

한 때 부산지역에서 가장 열악한 아파트로 꼽혔던 부산 북구 덕천2주공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무료 꽃 모종 분양행사를 6년째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한때 부산지역에서 가장 열악한 아파트로 꼽혔던 한 영세민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무료 꽃모종 분양행사를 6년째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북구 덕천주공 2단지 영구 임대아파트 화단. 여름철이면 보랏빛 장관을 이뤄내는 음지식물인 맥문동 모종에 물을 뿌려주고, 잡초를 뽑아내는 '가든리더'의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특히, 다음 달 사랑과 정성으로 길러온 꽃모종을 이웃 공공임대아파트 단지에 무상으로 나눠주기 위해 평소보다 더욱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가든리더는 지난 2007년 부녀회 하나 없던 덕천2단지에서 입주민들 스스로가 화단을 가꾸는 녹색화 사업을 위해 발족시킨 최초의 자생단체이다.

대부분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으로 구성된 가든리더는 창단하자마자 1천800여 입주민들과 함께 1천500㎡ 화단에 맥문동을 심어 부산시로부터 우수모범단지로 지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현재 덕천2단지는 여름철만 되면 보라색 양탄자를 방불케 하는 맥문동 화단을 보려는 입주민들은 물론 외부인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여름철 보랏빛 장관을 이뤄내는 음지식물인 '맥문동'. (사진=자료사진)
지난 2013년부터는 단순한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넘어 이웃에 맥문동 모종을 나눠주는 '꽃 분양' 사업까지 시작하면서, 이웃 교류의 효과는 물론 덕천2단지만의 굳건한 자랑거리를 만들었다.

쓰레기가 넘쳐나고 나무와 풀이 말라죽던 화단 탓에 한때 전국 주공아파트 중 가장 열악한 주거단지로 선정됐던 불명예를 이제는 깨끗이 씻어냈다.

가든리더 대표 허진순(66) 씨는 "예전에는 주민들이 아파트 창문 밖으로 화단에 담배꽁초며 쓰레기를 많이 버렸다"면서 "맥문동을 심고 나서는 꽃을 향해 쓰레기를 던지는 주민들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즐거움을 다른 아파트 주민들과 나누기 위해 꽃모종을 나눠주고 있다"면서 "아파트 주민들 모두가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나눌 수 있다는 행복함에 힘든 줄 모르고 꽃을 가꾸고 있다"고 밝혔다.

덕천2주공은 다음달 5일 금곡주공2단지와 율리마을 등 이웃 공공 임대 7개 단지에
맥문동을 무료로 분양해 올해도 나눔의 미학을 실천할 예정이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