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4시 30분, 경찰의 호각소리와 함께 서초동 중앙지검 철문이 열렸다. 검찰 측에서 제공한 검정색 K7 차량 뒷좌석 가운데에 박 전 대통령이 타고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의 머리는 이전과는 달리 헝클어진 상태였다.
차량이 정문을 나서자 지지자들은 "대통령님 힘내세요"를 연신 외쳤다. 경찰들이 가로막아 차량을 제대로 보지 못한 지지자들은 "보게 좀 해주지"라며 아쉬운 마음에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전날 밤을 지새웠다는 송 모(56) 씨는 "(박 전 대통령은) 1원 한 푼 가져 간 게 없다. 이미 다 구속시키려고 계획하고 '쇼'를 한 거다"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온 박 모(54) 씨는 "한 편의 거대한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지금 법이 무너져서 무방비 상태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경찰통제를 받으며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이동 중 건너편 차선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지나가는 차량도 눈에 띄었다.
출발 15분 뒤인 오전 4시 45분 구치소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곧장 정문으로 들어갔다.
구치소 입구에는 친박단체 회원들 약 50여 명이 나와 태극기를 흔들고 '대통령'을 연호하며 박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또 일부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을 태우고 구치소로 들어가는 차량을 향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죗값을 치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미결수용자 신분으로 즉시 수감 절차를 밟게 된다.
전날 오전 지지자들과 친박계 의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법원으로 출발했던 박 전 대통령은 이제 구치소 독방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뒤 검찰청 10층 임시 유치시설에서 대기했다. 법원은 다음날인 31일 오전 3시 3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