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로'는 음모론자?…유시민vs전원책 치열한 설전

JTBC 썰전 영상 캡처.
30일 방송한 JTBC '썰전'에서는 침몰 1073일,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함께 갑작스레 결정된 세월호 인양,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의 인양 방식, 좌현 선미램프 절단, 건져낸 세월호의 방향타가 우현으로 접힌 것 등 그동안의 경과를 이야기 나눴다.

그러던 중 전원책 변호사는 네티즌 '자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자로는 지난해 12월 8시간 49분짜리 방대한 다큐멘터리 '세월X'를 제작한 네티즌 수사대이다.

전 변호사는 자로를 음모론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로가 레이더 영상에서 확인된다며, 잠수함이 세월호를 들이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장담을 했었다"며, "심지어 미국잠수함이 들이받았다는 가설도 나왔다"고 했다.

이어 "내가 제일 안타깝게 생각하는 게 군이 '맹골수로는 여러 장해가 있어 잠수함이 항로로 이용하는 곳이 아니다'고 해명했는데…"라며, 왜 믿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유시민 작가는 "(자로와 같이) 의문제기가 나온 이유는, 이 정도 대형참사면 관련된 모든 정보를 신속, 정확, 있는 그대로 처음부터 공개하고, 함께 철저한 진상조사를 했어야 하는데…"라고 반박했다.


유 작가는 "레이더 영상도 제대로 공개 안 하고, 진도VTS와의 교신기록도 편집됐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인양에 소극적이고, 국회에서 만든 세월호 조사특위에는 인력 줄이고 세금 도둑이라 욕했다"며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에 필요한 교훈을 얻기 위한 조처를 안 하거나, 기피하는 게 뚜렷했기 때문에 그런(잠수함 충돌설) 문제제기가 나올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감출 것이 있는 게 아니라면 정부 여당의 행동은 이해가 안 간다. 그러니 이 상황을 이해하려면 다른 시나리오가 필요했다. 때문에 그런 의문제기가 나쁜 의도로 지어냈다고 생각 안 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전원책 변호사는 "음모론을 방송과 신문이 다루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음모론을 음모론이라 얘기하지 않고, 음모론은 계속 다루면 우리 사회는 걷잡을 수 없이 혼란에 빠진다"고 우려했다.

그러자 유시민 작가는 "혼란에 안 빠진다. 음모론을 제대로 조명해주는 게 음모론을 잠재우는 지름길이다"고 대응했다. 그는 "음모론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부족함이나 판단착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음모론을 드러내는 것 자체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은 문제이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전 변호사는 "음모론을 소개하고, 확인하고, 비판하고, 긍정하는 건 좋다. 하지만 지금은 비판이 빠져 있다"며, "'잠수함의 충격으로 세월호가 침몰한 것으로 확신한다'는 음모론이 있다면, 최소한 군 당국의 해명이나 잠수함의 기동 가능성은 검증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유시민 작가는 "불신이 음모론의 산물이지, 음모론이 불신을 조장하지 않는다"며, 원인을 제공한 것은 정보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정부의 탓이 크다고 했다. 반면 전 변호사는 "음모론이 만연하면, 알게 모르게 불신의 사회가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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