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의 한화, 올해는 '개막전 악몽' 떨쳐낼까

'미디어데이는 져도 잠실에선 이긴다' 김성근 한화 감독(가운데)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진행된 '2017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에 우완 이태양(왼쪽), 주장 이용규와 함께 나와 두산과 개막전 각오를 밝히는 모습.(자료사진=이한형 기자)
프로야구가 긴 겨울잠을 깨고 6개월 대장정에 돌입한다.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는 31일 개막 5경기로 팀당 144경기, 전체 720경기 정규리그에 들어간다. 10개 구단들은 제각기 스프링캠프에서 흘린 땀의 결실을 벼르고 있다.


공식 개막전은 두산-한화의 잠실 경기다. 최근 2년 연속 우승팀이자 올해도 최강으로 꼽히는 곰 군단과 2015년 6위, 지난해 7위로 올해 절치부심 가을야구를 노리는 독수리 군단의 대결이다.

객관적 전력상으로는 두산의 우세다. 더군다나 두산은 개막전 선발로 지난해 MVP이자 투수 3관왕 더스틴 니퍼트를 예고했다. 니퍼트는 지난해 22승3패 평균자책점(ERA) 2.95로 승률까지 3관왕에 오른 최고 투수다. 시범경기에서도 니퍼트는 3경기 ERA 2.08로 예열을 마쳤다. 현역 투수 개막전 최다승(4승1패) 투수다.

하지만 한화의 각오도 남다르다. 지난해까지 미디어데이에서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투수를 함구했던 김성근 감독은 올해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를 예고했다. 비야누에바는 메이저리그 11시즌 통산 51승55패 ERA 4.31을 기록한 베테랑으로 경력으로 보면 니퍼트에 앞선다. 시범경기 ERA 3.27로 KBO 리그 적응도 마쳤다.

'니퍼트를 넘어라' 31일 두산과 잠실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는 메이저리그 베테랑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자료사진=한화)
두 팀 사령탑은 이미 지난 27일 미디어데이에서 은근한 설전으로 전의를 다졌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개막전 선전포고를 요구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성근 감독님은) 중학교 1, 2학년 때 감독님이셨다"면서도 "첫 경기 이기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고, 김성근 감독은 "(두산은) 여기서 이기고 잠실에서는 우리가 이기면 된다"고 농담으로 맞받아쳤다.

특히 한화는 최근 2년 동안 겪은 '개막전 악몽'을 올해는 털어낼지가 관심이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부임해 맞은 2015년과 지난해 모두 연장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는 아픔을 경험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처럼 출발이 좋지 않았던 한화는 2년 연속 가을야구가 무산됐다.

2015년 한화는 넥센과 목동 원정 개막전에서 6회까지 4-1로 앞서 기분좋은 출발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7회 권혁이 유한준(현 kt)에 2점 홈런을 내준 데 이어 8회도 1점을 내줘 동점을 허용해 연장에 들어갔다. 결국 12회말 송창식이 서건창에 끝내기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궜다.

2015년 한화와 개막전에서 넥센 서건창이 연장 12회말 끝내기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도는 모습.(자료사진=넥센)
지난해 한화와 개막전에서 LG 양석환이 연장 12회말 끝내기 안타를 때린 뒤 기뻐하는 모습.(자료사진=LG)
지난해는 개막전 충격이 더했다. LG와 잠실 원정 개막전을 맞은 한화는 이번에도 1, 2회 2점씩을 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2회말부터 4회까지 3이닝 연속 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연장 12회까지 가는 승부 끝에 한화는 김민우가 양석환에게 끝내기 2루타를 맞고 분루를 삼켰다.

후유증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한화는 LG에 7회까지 3-5로 뒤지다 8회 대거 4득점하며 멍군을 부르는 듯했다. 그러나 9회 권혁이 2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해 또 다시 연장 승부를 펼치게 됐다. 결국 11회말 이재우가 이병규에게 끝내기 3루타를 맞고 7-8로 졌다. 한화는 사상 첫 동일 대진 개막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의 희생양이 됐다.

한화는 올해 개막 엔트리에 신임 주장이자 외야 핵심 이용규가 빠졌다. 그러나 돌격대장 정근우가 엔트리에 올랐다. 주포 김태균과 윌린 로사리오에 최진행까지 지난해 타격 1위 두산과 화끈한 화력 대결을 펼친다.

문학에서는 SK 트레이 힐만, kt 김진욱 감독 등 신임 사령탑 대결이 펼쳐지고, 대구에서는 '100억 원의 사나이' 최형우(KIA)가 친정팀 삼성과 첫 공식 대결을 벌인다. 고척에서는 넥센-LG의 '엘넥라시코' 개막 대진이 성사됐고, 마산에서는 '돌아온 거포' 이대호를 앞세운 롯데가 천적 NC와 경남 라이벌 대결에서 지난해 1승15패 절대 열세의 설욕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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