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돼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지 21일만인 31일 새벽 구속 수감됐지만 이날 오후 열리는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선출과 5.9 대선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탄핵에 따른 충격파와 탄핵 반대세력의 반발이 잦아드는 양상속에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범야권 절대강세, 범여권 절대약세'라는 대선판세를 흔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이 기각됐을 경우 국민적 반발이 더 컸겠지만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오히려 안정적으로 대선에 임하게 됐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단 이날 열리는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한국당 대선후보 선출은 책임당원 투표 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식인데 당원 투표는 지난 26일에, 여론조사는 29, 30일에 이미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다선 의원은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20일 안에 구속기소해야 하기 때문에 4월 중순에는 수사를 끝낼 것"이라면서 "그 이후부터 5월 9일까지는 재판 기일이 잡히기 힘들어 (박 전 대통령의) 존재감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도 박 전 대통령 탄핵과 사법처리에 따른 영향은 이미 반영이 돼 있다면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 우리당은 앞날을 보고 길을 계속 걸어가는 게 필요하다"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굳이 따지자면 박 전 대통령 구속이 한국당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영장이 발부됨으로써 박 전 대통령이 죄가 있는지 여부에 긴가민가하던 젊은층에서 '역시 죄가 있다'는 쪽으로 여론이 기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당·후보 지지율 정체라는 더블악재로 고심이 깊은 바른정당에게 박 전 대통령 구속은 또 다른 악재가 될 수도 있다.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친박세력들은 더욱 극력해질 것이고 기존 야권도 더 뭉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국민들이 이성적 판단을 통해 바른정당을 지지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자유한국당은 단기적으로 구 여당으로서 공동책임론 논란으로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동정론에 의한 지지층 결집으로 당과 대선후보 지지율이 조금더 상승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또 "숨겨진 샤이 보수 표심이 여론조사에서는 부동층으로 남아있다가 투표장에서 표심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권교체에 대한 필요성 또한 여전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판세에 미칠 영향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