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포토라인 말없이 지나친 박근혜…이유는?

법원 자극 없이 심문에 집중…혹은 구속 갈림길 압박감 때문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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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법원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전략 차원 뿐 아니라 그만큼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박 전 대통령은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면서 묵묵부답으로 심문 장소인 321호 법정으로 향했다.

당초 취재진이 "국민께 어떤 점이 송구한가", "뇌물혐의를 인정하냐"는 등의 질문을 준비했지만, 굳은 표정을 한 박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을 그대로 지나치며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뚜렷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것은 법원을 자극하지 않고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데 집중하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검찰 수사와 법원의 심문 과정에 최대한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며 구속 만큼은 피하려는 전략 차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헌정 사상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긴장한 표정을 한 박 전 대통령이 급히 발걸음을 옮긴 것은 역사상 세 번째로 구속되는 전직 대통령이 될 지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에 대한 압박감 때문일 수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때 포토라인에 섰을 때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당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를 임하겠습니다"며 단 두 줄, 29글자 짜리 메시지만 남기고 조사실로 향했다.

하지만 그는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며 최종적으로 검찰 수사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 27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혐의 부인'도 구속수사를 필요로 하는 이유로 꼽았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다수의 증거가 수집되었지만 피의자가 대부분의 범죄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등 향후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측은 이날도 심문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동 자택에 머물고 있어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 공범으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사익 추구 행위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점 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심문은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시간에 걸쳐 진행된 전례를 감안할 때 비슷하거나 더 오래 걸릴 전망이다.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심문 결과와 검찰 및 특검 수사 자료 등을 검토한 뒤 31일 새벽 구속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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